[중소·중견기업]30년간 모터 제조 ‘한우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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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전기

조종식 대표
조종식 대표
 여기 모터 제조에 일생을 바친 한 남자가 있다. 수중 펌프를 비롯해 전동기로타, 스테타, 대형모터 등을 제조하는 을지전기(euljielectric.modoo.at)를 이끌고 있는 조종식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홍수대비용 빗물 펌프장에서 사용되는 수중 펌프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는 을지전기는 모터 제조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터 제조 전문가’인 조 대표가 모터와 인연을 맺은 건 3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87년 모터수리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당시 28세에 300만원을 가지고 청계천, 영등포 일대의 맨 바닥에서 사업을 일으켰다. 5년간 직접 맨몸으로 부딪치며 기술 노하우를 익힌 그는 1992년 모터 제조업으로 업종을 변경하며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조 대표는 “을지전기의 모터는 특별하다”고 말하며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밖에선 보이지 않는 심장과 같은 역할의 모터이지만 ‘보기 좋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일찌감치 디자인의 중요성에 착안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남다른 디자인 감각이 가미된 을지전기의 모터 제품은 ‘업계에서 상표를 보지 않고도 단번에 알아본다’는 말이 있을 만큼 뛰어나다.

 또한 을지전기는 거래처로부터 발주를 받은 뒤 타사 대비 3분의 2 정도의 비용으로 꼼꼼하게 입회 검사까지 마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을지전기는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2000년 초반부터는 태국의 타이코 푸바사와도 거래해 오고 있다. 이런 거래처는 향후 더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0년간 한 우물만을 파온 조 대표의 경영 철학은 바로 ‘신뢰’다. 거래처들과 10년 이상 거래해온 것은 물론이고 사내에는 10년 이상 장기 근속하고 있는 직원도 많다. 그런 직원들을 무한 신뢰하는 그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직원들의 품질 관리에 각별한 믿음이 있다. 특히 을지전기의 모터가 재난 방지시설에 사용되는 만큼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사명감으로 제품의 작은 결점조차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그는 몸무게조차 지난 20년간 변함이 없다. 모터라는 한 우물만을 파온 그 모습 그대로 늘 한결같은 모습이다. “이제는 기술 발전만이 아니라, 고객들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는 을지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처럼 미래의 최고경영자(CEO)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도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오랜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선 장기적인 계획 아래 사소한 예의부터 갖춰 나가야 한다.” 그의 굳은 다짐과 조언 속에서 을지전기의 저력과 성공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을지전기#모터#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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