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 ‘도원결의’ 하는 중식당 명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3시 00분


40주년 맞은 더 플라자 ‘도원’
역대 대통령-그룹 총수 단골… 미슐랭가이드 후보로 꼽혀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 중식당 ‘도원’의 곡성낙 수석주방장. 문을 연 지 40년이 된 도원은 올해 말 나오는 미슐랭가이드 서울판에 오를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 중식당 ‘도원’의 곡성낙 수석주방장. 문을 연 지 40년이 된 도원은 올해 말 나오는 미슐랭가이드 서울판에 오를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서울 시내 특급호텔 중식당의 대표격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 ‘도원’이 이달로 문을 연 지 40주년을 맞았다. 더 플라자 호텔과 함께 개점 40년을 맞은 도원은 한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즐겨 찾는 음식점이다.

 16년간 도원에서 근무한 화교인 곡성낙(曲聖樂·45) 수석주방장은 18일 “한국사를 쥐락펴락한 인물들이 도원의 단골”이라고 말했다. 자장면을 좋아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일주일에 8번 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원을 즐겨 찾았다. 건강이 나빠져 기름진 중국요리를 피하라는 간호사의 만류에도 “평생 열심히 돈을 벌었으니 먹고 싶은 것은 먹겠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지금도 몇몇 현대가(家) 사람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즐겨 찾는다.

 역대 대통령 중에도 오랜 단골이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곳의 자장면에서 군 시절에 먹던 자장면 맛이 난다며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건강이 나빠진 뒤에도 휠체어를 타고 찾아오기도 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부인 손명순 여사도 이곳을 자주 찾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서울시장 재직 시절부터 자주 들렀다.

 식당 이름은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꽃이 흐드러진 도원(桃園)에서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는 ‘도원결의’에서 따왔다. 이 때문에 정·재계 인사들은 도원에서 약속을 잡을 때 ‘도원결의 하러 가자’는 말을 쓰기도 한다.

 도원은 한국 중식의 맥을 잇는 식당 중 하나다. 한국 중식당의 ‘4대 문파’로 불리는 ‘아서원’ ‘홍보석’ ‘호화대반점’ ‘팔선’ 중 일제강점기에 서울 북창동 일대에서 제일 먼저 개점한 것으로 알려진 아서원의 전통을 잇고 있다. 곡 주방장도 아서원 출신인 유방녕 도원 3대 수석주방장에게 수련을 받았다. 또 이곳에서 요리를 배운 다수의 유명 셰프들이 전국의 호텔, 중식당에서 활약하고 있다. ‘도원 출신’이라고 하면 중식업계에서는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도원은 올해 말 처음 나오는 세계적 맛집 안내서 ‘미슐랭가이드 서울판’에 오를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미슐랭가이드 3스타를 받았던 홍콩의 앨빈 렁 셰프가 올해 초 도원을 찾아 “‘한국적 중식’의 맛이 놀랍도록 훌륭하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곡 주방장은 “미슐랭가이드에 선정되고 싶은 욕심은 주방장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라며 “도원이 한국을 대표하는 중식당으로 인정받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도원#더 플라자#미슐랭가이드#중식당#특급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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