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형악재에 떠는 유럽증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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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도이체방크 부실 이어 테이퍼링 가능성까지
20일 유럽중앙銀 회의 촉각

 20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논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로존의 주요 증시가 위축되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이탈리아 국민투표, 독일 도이체방크 위기 등 대형 악재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유럽 경제 회복 속도가 더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유럽 주요 증시는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0.54% 하락한 가운데 영국(0.94%), 독일(0.74%), 프랑스(0.46%)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달 초 ECB가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 이후 테이퍼링 우려가 커진 게 주가에 직격탄이 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블룸버그 보도를 부인했지만 투자자들은 내년 3월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ECB가 테이퍼링 준비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의 우려는 양적완화와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권 등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1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담보 부족을 야기했고 이로 인해 단기 자금시장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너스 금리로 유럽 주요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추가 부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CB가 유로존 경제 회복을 위해 양적완화 연장을 선택하려면 이런 부작용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만간 시작될 영국과 EU 간 브렉시트 협상도 유로존 경제를 뒤흔들 메가톤급 이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에 대해 ‘하드(Hard) 브렉시트’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드 브렉시트는 영국을 유럽과 완전 분리해 독자 시장을 구축하고 이민 관련 법안도 EU와 분리해 독자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을 뜻한다.

 일각에서 유럽과 경제적 유대를 유지하려는 ‘소프트(Soft) 브렉시트’ 전략을 제시했지만 유럽 각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12월 예정된 이탈리아 국민투표도 변수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상원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헌법개정안이 부결될 경우 사퇴를 공표한 상태다. 만약 렌치 총리가 물러난다면 이탈리아 경제의 구조개혁에 차질이 생기고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지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중요 선거를 비롯해 정치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유로존의 안정적 회복을 쉽게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브렉시트#도이체방크#테이퍼링#유럽#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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