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무거워진 ‘등기이사’ 이재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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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노트7’ 단종]
27일 선임 앞두고 해결책 고심… ‘노트’ 브랜드 없애는 방안도 검토

 
당장 이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 이사회에 지배구조 개편과 특별배당 등을 요구하고 있어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책임경영을 위해 등판하는 만큼 이 부회장이 당장 갤럭시 노트7 사태를 리더로서 어떻게 해결해 가느냐에 많은 주주들의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 노트7뿐 아니라 ‘갤럭시 노트’ 브랜드 자체를 없애는 방안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해내는 역할을 어차피 다했다는 시각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차기작에 ‘폴더블(foldable)’ 기술을 적용하는 등 지금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는 것 외엔 소비자 불신을 극복해낼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어수선할 대로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는 인사 혁신도 보여줘야 한다. 1차적으로 배터리 문제를 일으킨 삼성SDI뿐 아니라 리콜 이후 문제를 제대로 수습해내지 못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사태를 수습해 가는 과정에서 지금까지보다 훨씬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006년 델, HP, 애플, 후지쓰, 레노버, 도시바 등의 노트북 PC에 쓰인 리튬이온 배터리 팩이 과열로 발화한 ‘소니 배터리 사태’를 돌아보더라도 소니가 리콜 과정에서 늑장을 부리다 역풍을 맞았다. 그 과정에서 잃은 신뢰를 회복하지 못해 세계 1위 자리를 뺏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희준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리콜 후 또다시 문제가 발생한 상황이라 소니 사태보다 더 심각하다”며 “리콜 및 환불 과정에서 엄청난 비용 손실이 있겠지만 훨씬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서동일 기자
#삼성전자#리콜#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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