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12월인상 유력… 국내 대출금리 오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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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기준금리 9개월째 동결… 옐런 “연내 한 차례 인상 적절”
코스피 등 글로벌 증시 동반 상승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들썩… 금융당국 “위험요인 모니터링 강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9개월째 동결했다. 하지만 연내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사실상 ‘시한부 동결’ 결정이지만 주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20, 21일(현지 시간)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연준은 현 기준금리인 0.25∼0.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연준은 “연방기금금리 인상 여건이 강화됐다고 판단한다”는 문구를 넣어 연내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올해 연방기금금리의 한 차례 인상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연내 금리 인상에 힘을 실었다. 또한 “(금리 동결 이유가) 미국 경제에 대한 확신 부족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연준 위원 10명 가운데 옐런 의장을 포함한 7명이 동결, 3명이 인상에 찬성한 것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향후 물가상승률과 고용지표를 고려하면서 11월 8일 미국 대선 이후 열리는 12월 FOMC에서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글로벌 주식시장은 연준의 결정에 불안감을 덜어내는 모습이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0.9% 상승했으며,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 넘게 올랐다. 한국 코스피는 장중 1% 넘게 오르며 강세를 보였으나 막판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며 전날보다 0.67% 오른 2049.70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금리 동결의 여파로 달러화 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원화를 포함해 주요국 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6.8원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1103.3원에 마감했다. 전날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로 약세를 보였던 엔화 가치도 달러화 대비 1.4%가량 상승하며 강세로 돌아섰다. 다만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만큼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세가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 등 주요 은행 5곳의 8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신규 취급 기준) 평균 금리는 연 2.74%로 전달(2.69%)보다 0.05%포인트 뛰었다. 7월에 최대 0.32%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은행의 평균 금리가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한국도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면서 1250조 원을 넘긴 가계부채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등 잠재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재건축 등 부동산시장 과열에 대한 추가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이건혁 gun@donga.com·박희창 / 세종=손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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