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간판디자인 바꾸고 쉼터-물품보관소까지… “시장이 밝아졌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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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3송정역시장의 변신
청년상인 다양한 맛집 입점… 하루평균 4300명 찾는 명소로

현대카드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리모델링 프로젝트로 새롭게 태어난 1913송정역시장. 현대카드 제공
현대카드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리모델링 프로젝트로 새롭게 태어난 1913송정역시장. 현대카드 제공
고속철도(KTX) 광주송정역 바로 앞에 있는 1913송정역시장은 원래 ‘송정역전 매일시장’이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시장이었지만 주변에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하나둘 생기면서 활기를 잃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 내 점포 55곳 중 19곳(34.5%)이 비어 있었다. 시장 상인들의 평균 나이도 62세로 많은 편이었다. 활력을 잃어가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현대카드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1913송정역시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점포가 입점한 것은 올해 4월부터다.

가장 먼저 이름을 바꿨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시장이 생겨난 연도를 이름에 넣었다. 시장 입구에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만한 대형 시계를 설치하고, 한 곳에서 수십 년씩 장사를 한 점포 앞 도로 바닥에는 해당 점포의 건립연도를 새긴 동판을 박았다. 점포들은 완전히 현대식으로 대체하기보다는 1970년대 복고적인 분위기가 날 수 있도록 간판, 글씨체, 외관, 디자인을 세심하게 바꿨다.

재래시장은 불편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편의시설도 설치했다. KTX 광주송정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시장을 편하게 즐기도록 시장에 KTX 열차시간 전광판을 설치했다. 방문객을 위한 쉼터와 공중화장실도 만들고, 무거운 가방이나 배낭을 잠시 보관할 수 있도록 무인물품보관소도 만들었다.

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청년 창업을 유도하고 청년 상인을 유치한 것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중요한 요소였다. 단팥묵(양갱), 호떡, 수제맥주, 전 세계의 라면 등 다양한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시장에 둥지를 틀었다.

그 결과 시장이 본격적으로 출범한 올 4월부터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약 4300명으로 늘었다. 점포도 총 55곳 중 53곳이 채워졌고 시장 상인들의 평균 나이는 47세로 젊어졌다.

광주=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송정역#청년상인#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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