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알루미늄 깡’ 신종 대출사기조직 무더기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2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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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을 받아 알루미늄을 수입한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식의 신종 무역 대출사기 일당이 검찰에 대거 적발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용일)는 신종 ‘수입 알루미늄 깡’ 방식 등을 동원해 230여억 원의 대출사기를 벌인 혐의로 대출 브로커 등 33명을 적발해 업체 대표 이모 씨 등 17명을 구속 기소하고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달아난 4명은 기소중지했다. 구속 기소된 업자 중에는 불법 대부업체 대표 윤모 씨도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대출조직은 유령기업 10개를 인수한 후 업체 명의로 알루미늄을 수입한다며 은행에서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수입 신용장 발행 대출’ 방식이 사용된 것이다. 신용장 대출은 은행이 수입업체 대신 해외에 있는 수출업체에 대금을 지급한 뒤 이를 갚도록 하는 제도다. 수입을 입증할 서류와 담보로 제공할 예금이 있으면 보증해 주는 것이다.

대출사기 조직은 불법 대부업체가 마련한 서류 등을 은행에 제출해 신용장을 발급 받아 수출업체에 대금을 지급했다. 실제 수입한 알루미늄은 불법 대부업체를 통해 ‘깡 처리’ 업체로 넘겼다. 대부업체와 ‘깡 처리’ 업체는 수입된 알루미늄을 현금화한 뒤 수수료를 뺀 나머지 금액을 대출사기 조직에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사기 조직원 가운데는 조직폭력배도 4명 포함돼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4개 대출사기 조직은 재무제표 가공책, 대출 브로커 등을 고리로 상호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와 결탁해 기업의 재무제표 조작을 눈감아 준 세무공무원도 붙잡혔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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