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전쟁’ 이후… 책속에서 길을 찾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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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독서하며 휴가 보내는 통신 3사 CEO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통신업계 빅 이슈였던 ‘SK텔레콤-CJ헬로비전 합병’이 무산된 이후 첫 여름휴가를 맞았다. 당초 합병을 전제로 사업 전략을 꾸렸던 SK텔레콤뿐만 아니라 합병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던 KT와 LG유플러스도 새로운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시기다.

이통 3사 CEO들은 우선 내수 활성화에 동참하기 위해 휴가는 모두 국내에서 보낸다. 그러나 휴가 동안 구상할 전략을 엿볼 수 있는 ‘휴가지 책’은 모두 달랐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3사 CEO 중 이달 초 4박 5일로 가장 먼저 휴가를 다녀왔다. 장 사장이 휴가 기간 읽은 책은 실리콘밸리에서 하이테크 기업 15곳 이상을 설립한 혁신창업가 피터 디아만디스의 저서 ‘볼드(Bold)’다. 최근 장 사장이 직접 직원들에게도 추천한 책으로, 미래 유망 기술과 스타트업 경영 방법론을 제시한다.

장 사장은 최근 ‘개방 플랫폼’ 사업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7월 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전 국민에게 무료 개방해 20일 만에 타사 가입자 100만 명을 확보했다.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장 사장은 “T맵 개방은 SK텔레콤의 사업방식이 변화하는 전환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달 중 여름휴가를 다녀올 예정이다. 휴가 기간 읽을 책은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의 저서 ‘제4차 산업혁명’과 로버트 마우어의 ‘아주 작은 반복의 힘’이다.

황 회장은 2월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에서 4차 산업혁명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특히 빅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 에너지 관제, 전기차 충전 등 B2B(기업 간 거래), B2G(기업-정부 간 거래) 신사업 분야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다음 주 휴가를 떠나는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혁신적 방법론보다는 사람에 집중했다. 휴가를 독서와 명상으로 보낼 예정인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에서 자체 발간한 ‘일등 유플러스를 꿈꾸며!’ 모음집을 꼼꼼히 되짚어 읽을 계획이다. 27명의 우수 대리점주 경영 노하우와 아이디어들을 에세이 형태로 모아낸 책이다.

권 부회장은 사물인터넷(IoT) 시장 확대와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IoT 사업 개시 1주년을 맞아 관련 부문을 CEO 직속으로 편제하고 IoT 전문 인력을 LG 전 계열사에서 영입 중이다. 직영점장들과의 워크숍에서는 “일선에서 고객과 만나는 점장들이 LG유플러스의 얼굴”이라며 신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통신사#ceo#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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