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家電은 살아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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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실적 호조 이끈 주역

한국 제조업의 힘을 보여준 하루였다. 하드웨어 제조 능력은 세계적인 수준임을 국내 양대 전자업체가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에서 평균 판매 단가가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점과 LG전자의 프리미엄TV 부문에서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을 내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0%가량 뛴 것은 고무적이다.

○ 삼성전자 세트 부문의 부활


삼성전자는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8조1400억 원, 매출은 50조94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8.1%, 4.9% 늘어났다고 28일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8조 원을 넘은 것은 2014년 1분기(1∼3월) 이후 9개 분기 만이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좋은 실적을 낸 것은 스마트폰 사업이 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이 2014년 2분기(4조4200억 원) 이후 2년 만에 영업이익 4조 원을 넘겼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는 2600만 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4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당 단가가 더 높은 갤럭시S7 엣지의 판매 비중이 50%를 넘었다”라며 “중저가 스마트폰 수익성 개선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사업 호조 속에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13.4%에 비해 3%포인트가량 오른 16.0%로 집계됐다. 애플과의 영업이익률 격차도 7.8%포인트로 역대 최저치로 줄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한 대를 팔아도 돈이 더 많이 남는 구조로 바뀐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음 달 2일 갤럭시 노트7이 공개되면 하반기(7∼12월) 평균판매단가(ASP)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2009년 2분기(1조600억 원) 이후 7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는 기록을 세운 소비자가전(CE) 부문 역시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 셰프컬렉션 냉장고와 무풍에어컨, 에드워시·액티브워시 세탁기 등 고가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2분기 미국 가전 시장에서도 월풀과 LG전자 등 경쟁사를 제치고 브랜드 기준 1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TV 역시 올림픽 등을 앞두고 SUHD TV와 커브드 TV 등 고가제품의 판매가 늘었다. 다만 스포츠 이벤트 특수 효과가 사라지는 하반기에는 성장시장의 소비심리 위축과 경기 침체 지속으로 시장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도 앞으로 키워 가야 할 중요한 사업 축이지만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삼성전자의 최고 강점은 하드웨어”라며 “우리가 잘하는 부분은 잘하는 부분대로 계속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3차원(3D) 낸드플래시와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투자액은 26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영업이익 139.5% 늘린 LG전자

이날 2분기 실적으로 매출 14조29억 원, 영업이익 5846억 원을 공시한 LG전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0.6%, 영업이익은 139.5%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4년 2분기 이후 8개 분기 만에 가장 좋은 실적이다.

H&A(생활가전)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4337억 원으로 트윈워시 세탁기와 얼음정수기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6% 증가했다.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도 올레드(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하며 영업이익을 분기 사상 최대인 3567억 원을 냈다.

반면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는 전략 스마트폰인 LG G5의 초기 판매 성과를 반영하고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6.2% 감소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 손실이 1535억 원 났다. 5개 분기째 적자 행진이다.

LG전자는 9월 프리미엄 라인업인 ‘V 시리즈’ 후속작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경쟁사들도 갤럭시 노트7과 아이폰7을 각각 내놓을 예정이라 하반기에도 흑자 전환이 상당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동일 dong@donga.com·박성진·김지현 기자
#삼성#lg#가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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