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임기 후반 친정체제 완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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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전승철 부총재보 임명… 5명 모두 李총재와 인연 깊어
“통화정책국 출신이 독식” 지적도… 22일 인사때 국장급 물갈이 예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신임 부총재보 인사를 마무리하고 임기 후반부를 위한 진용을 구축했다. 김중수 전 총재 시절에 임명된 부총재들이 모두 물러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이 총재와 호흡을 맞췄던 ‘통화정책국 라인’들이 대거 입성했다.

이 총재가 믿을 만한 전문가들로 포진된 ‘친정 체제’ 구축이라는 평가와 지나친 자기 사람 심기라는 비판이 엇갈리는 가운데 22일 단행될 정기 인사에서 대부분의 국장급 자리가 물갈이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15일 임명된 허진호(54), 전승철 신임 부총재보(56)가 이날 3년 임기의 부총재보로서 첫 출근을 했다. 금융안정·금융결제 분야를 총괄하게 된 허 부총재보는 정책기획국(현 통화정책국)의 주요 팀장을 거쳐 금융시장국장, 통화정책국장을 지냈다. 조사·경제통계 부문을 맡은 전 부총재보는 경제연구원 부원장, 금융통화위원회 실장, 경제통계국장으로 일했다.

이번 인사는 임기를 1년 8개월여 남겨둔 이 총재가 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임원급 인사로, 친정 체제를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임 부총재보 두 사람은 이 총재가 2007∼2008년 부총재보로서 정책기획국을 담당할 때 팀장으로 함께 일했다. 지난해 임명된 김민호, 윤면식 부총재보도 당시 정책기획국 소속으로 호흡을 맞췄다. 올 5월 승진한 임형준 부총재보는 이 총재의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는 등 5명의 부총재보가 이 총재와 ‘직연(職緣)’이 깊다.

일각에서는 부총재보 자리를 이 총재와 함께 일한 정책기획국(현 통화정책국) 출신이 사실상 독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화정책, 조사, 국제, 인사경영 등의 업무를 나눠 맡는 부총재보 자리에 통화정책 라인이 배치돼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금융시장에 영향력이 큰 통화정책국은 한은의 핵심 부서로, 유능한 인재가 배치되고 승진도 빠른 편”이라며 “과거에도 통화정책국 출신이 부총재보로 많이 승진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이주열#한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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