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人]문일케미칼, 38년 생활용품 외길… “규제개혁은 공생의 도약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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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케미칼

㈜문일케미칼의 ‘라탄바스켓’.
㈜문일케미칼의 ‘라탄바스켓’.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직원과 협력업체들의 행복입니다. 좋은 제품을 생산해야 회사가 성장하고 직원들도 지금보다 나은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지요.”

경기 양주에 생산시설을 둔 생활용품 생산업체 ㈜문일케미칼(www.moonil.co.kr)을 운영하는 문장휘 대표는 “20년 이상 장기 근로자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싶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일케미칼은 주방 및 욕실·정원용품 등 생활용품을 만드는 회사다. 물병과 컵 접시 포크 밀폐용기 도시락 등 주방용품에서부터 휴지통 서랍장 화분에 이르기까지 450여 종의 다양한 용품을 생산한다.

이 회사 제품은 유럽과 미국, 홍콩 등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에서 재래시장까지 유통하고 있다. 또 ‘러빙홈’이라는 이마트 자체브랜드(PB)로 전국 매장에 납품되어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와의 협력관계도 돈독하다. 2012년에는 전국 2600여 곳에 달하는 이마트 거래기업 중에 유일하게 ‘윤리경영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돼 윤리경영 대상을 수상했다.

문장휘 대표
문장휘 대표
짙은 눈썹에 서글서글한 눈매, 온화한 인상과 달리 문 대표는 ‘면도날 경영’으로 유명하다. ‘신용’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맺고 끊음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는 12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성공한 기업인이지만, 어음을 일절 쓰지 않는다.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문일케미칼은 부채비율이 제로에 가깝고 물품대금은 어음 대신 현금으로 결제해줘 7곳의 협력업체로부터도 평이 좋다.

1978년 창립 이후 38년 동안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정밀제작 기술을 갖춘 것이 문일케미칼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이처럼 빈틈없는 윤리경영을 고수하며 신제품 개발과 국산화에만 재투자하는 일을 40년 가까이 반복했다.

다른 기업인들이 건물을 사들이고 문어발식 확장을 거듭하는 동안 생활용품 이외의 사업에는 곁눈질도 하지 않았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수입품을 대체하는 것이 책무이자 곧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고 믿고 앞만 보고 뛰었다.

그런 그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하루가 달리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업체들과의 힘겨운 싸움과 과다한 정부 규제다. 문 대표가 가장 많이 꺼낸 화두는 강도 높은 규제개혁이었다. 그는 “통상임금과 간접세 과세 등 기업 발목을 붙잡는 굵직굵직한 규제가 첩첩산중”이라며 “40년 가까이 사업을 해오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개혁이 말만 요란하지 사실상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진정한 규제개혁이야말로 고사상태인 기업을 기사회생시키고 사회가 공생할 수 있는 ‘도약대’라는 호소다.

이정원 기자 jw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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