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한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경제적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이대로 두면 우리나라는 2060년에 인구 100만 명당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가 OECD 국가 중 최다인 1109명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대기오염 문제가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이슈가 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 커지고 말았다. 이제 대기오염 문제는 지구환경 문제 이전에 우리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시급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핵심 방법은 주 오염원인 경유, 중유 및 석탄의 사용을 줄이는 길이다. 그렇다면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천연가스가 가장 유력한 답이다. 대기오염은 에너지의 사용 용도별로 구분할 때 수송용, 산업용, 발전용 등에서 가장 많이 배출되는데 각 분야에서 천연가스가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먼저 수송용 에너지 중 가장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연료는 경유이다. 최근 독일산 자동차를 중심으로 디젤자동차가 대기오염을 크게 줄인다는 것은 거의 사기에 가까울 정도의 눈속임이었다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확대된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의 도입은 과거의 디젤버스보다 대기 질을 크게 개선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산업용 에너지에서도 천연가스가 대안이다. 최근 저유가로 기름값이 싸지면서 벙커C유 가격이 천연가스 가격보다 낮아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공장에서도 천연가스 대신에 벙커C유와 같은 중유를 많이 사용하여 대기오염이 급증하고 있다. 공장에서 천연가스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격 체계의 개선이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시급한 조치 중 하나는 발전용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바꿔야 하는 일이다.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으로 노후한 석탄발전소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해서는 배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석탄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석탄발전소를 가스발전소로 바꾸는 일이다. 석탄발전소의 이용을 제한하기 위해 발전 부문에 대기오염 또는 온실가스 총량 규제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에서 가격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천연가스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가격 체계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경유, 중유와 석탄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 가격을 낮추어서 대기오염을 줄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산업용과 발전용 천연가스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다. 마침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하향 추세다. 이에 맞추어 산업용 및 발전용 가스 가격을 낮추는 데 집중해 천연가스 활용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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