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 돋보기] 한우는 부드럽고 맛있다…광고는 질기고 맛도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16일 05시 45분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CF는 전문가를 기용해 신뢰성을 높이려 한 시도는 좋았으나 단순하고 지루한 진행으로 밋밋한 광고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CF는 전문가를 기용해 신뢰성을 높이려 한 시도는 좋았으나 단순하고 지루한 진행으로 밋밋한 광고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 한우자조금관리위 ‘한우! 바로 알기’ 편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한우! 바로 알고 계시나요?’ 편은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와 같은 대중스타가 아닌 전문가를 전면에 포진시킨 광고이다. 이렇듯 전문가를 기용한 광고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내용에 대한 신뢰감을 시청자들에게 쉽게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이 광고는 먼저 질문을 던지고, 이후 전문가 두 사람이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 단순한(그리고 전형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채식이 육식보다 건강에 좋다?”라는 질문이 뜨면 이어 음향과 함께 가위표가 좍 그어지고, 여기에 대해 의학박사가 설명을 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이 질문에 전문가는 “편식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한우는 중성지방 수치가 낮아서 현대인의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입니다”라고 답변한다.

질문은 총 세 개가 주어진다. “한우 지방은 기름덩이다?”와 “어린이와 노인에게 고기는 좋지 않다?”가 추가되어 총 세 개. ‘기름덩이’ 질문에는 또 다른 전문가가 “한우는 혈중 나쁜 콜레스트롤을 낮춰준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이 답변을 하는 배경으로는 맛있어 보이는 갈비찜, 불고기 등 한우로 만든 요리들이 지나간다.

설명이 모두 끝나면 첫 번째 전문가가 다시 등장해 “한우에 대한 잘못된 상식, 이제 바로 아시겠죠?”하며 광고를 마무리한다. ‘알면 알수록 우리 한우’라는 자막이 뜬다.

이 광고의 맹점은 세 개의 질문에 있다. 한우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그렇게 없나 싶을 정도로 질문이 허술하다. 게다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은 동문서답의 느낌마저 들게 한다. “채식이 육식보다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묻는데 답은 “편식은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라니. 엉뚱하지 않은가.

마지막 질문. 고기가 어린이와 노인에게 좋지 않다는 말은 솔직히 들어보지 못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은 많은 부모들이 성장기의 자녀들에게 고기를 먹이고 있을 것이다. 물론 “고기만 먹지 말고 야채도 함께 먹어라”하고 잔소리는 하겠지만.

결정적으로 이 광고는 참신하지도 재미있지도 않다. 그저 교실에 우두커니 앉아 두 교수님의 딱딱한 강의를 듣는 느낌이다. 한 마디로 따분하다. 한우 하나 먹자는데 뭐 이런 고생까지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정보제공으로서도 광고로서도 딱히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광고다. 영화를 보러 갔다가, 요즘은 없어진 ‘대한늬우스’만 잔뜩 보고 나온 기분이 든다.

한우는 부드럽고 맛있다. 하지만 이 광고는 질기고 맛도 없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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