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소환·압수수색…‘유통공룡’ 롯데 또 악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3일 05시 45분


검찰, 가습기 살균제 본격수사
노병용 대표 피의자 신분 소환
정운호 게이트 관련 압수수색도

‘유통공룡’ 롯데가 연이은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전 롯데마트 대표가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았고,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선 롯데호텔이 검찰에 압수수색을 당했다. 아울러 롯데홈쇼핑이 정부로부터 ‘영업정지’라는 초강력 제재를 받는 등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지만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잡음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상황에서 연이은 악재로 그룹 전체에 또 다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 가습기 살균제 수사 본격화

먼저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해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가 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노 대표는 지난 2004년부터 롯데마트에서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했고, 2010년엔 대표를 맡았다. 문제가 된 롯데마트의 자체브랜드(PB) 제품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출시와 관련해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 PB제품의 피해자는 41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16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호 게이트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칼날도 피할 수 없었다. 검찰은 2일 호텔롯데 면세사업부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컴퓨터 하드 디스크와 회계 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측 브로커 한 모 씨는 지난 2012년 롯데면세점 매장 운영에 관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신 이사장이 브로커를 통해 정 대표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 홈쇼핑 방송정지 등 하반기 사업 암초

하반기 사업을 어둡게 하는 암초도 곳곳에 있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6개월 동안 매일 프라임타임 6시간(오전·오후 8∼11시) 업무정지를 받았다. 지난 2월 감사원 감사결과 지난해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사업계획서에 납품 비리로 형사 처벌을 받은 임직원을 빼는 등 하자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데 따른 조치다. 업무정지는 협력사와 납품업체 보호를 위해 4개월 뒤인 9월28일부터 6개월간 진행된다. 롯데홈쇼핑은 이 기간동안 방송중단 상황을 알리는 정지영상과 배경음악을 송출해야 한다. 6개월간 프라임타임 방송을 못하게 될 경우 롯데홈쇼핑은 5500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이 주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호텔롯데의 사업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지난해 말 관세청의 면세사업권 재승인에서 탈락한 연매출 6000억원대의 월드타워점이 이달 중 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서울시내 면세점사업자 추가 입찰에 참여해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재확보할 방침이다. 하지만 사업권을 다시 따낸다 해도 연말까지 약 6개월 동안은 공백은 피할 수 없다. 더욱이 지난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면서 재승인에서 탈락했던 만큼 최근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한 압수수색이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물론 신 이사장 등 개인이 금품을 수수한데 국한될 수 있는 사안이지만, 향후 검찰의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모르고 그에 따라 면세점 사업에 또 다른 불똥이 튈 가능성은 현재로선 배제하기 어렵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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