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방보험, 알리안츠생명도 인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한국법인 지분 3000억에 매입… 동양생명과 통합땐 생보 5위 도약

중국 보험사인 안방보험이 국내 알리안츠생명과 알리안츠자산운용을 동시에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안방보험은 각각 국내 10위권 이내의 대형 보험사와 자산운용사를 거느릴 수 있게 됐다.

안방보험은 6일 오전 독일 알리안츠그룹과 이들 회사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계약의 매매 대금은 두 회사를 합쳐 30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의 한국 금융회사 인수는 지난해 2월 동양생명과 동양자산운용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동양생명 인수 심사도 무난히 통과한 경험이 있어 이번 인수도 별다른 문제 없이 승인받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안츠그룹은 1999년 당시 업계 4위였던 제일생명(현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며 한국시장에 진출했지만 적자가 누적되자 17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안방보험이 지난해와 올해 인수한 회사들을 합병하면 국내 금융계에서 입지가 한 단계 강화된다. 중국 자본의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되는 것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1월 말 현재 국내 생명보험업계 11위(자산 순위 기준)로 동양생명과 합병하면 자산순위 기준 5위 보험사가 된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26위인 알리안츠자산운용도 동양자산운용(자기자본 730억 원·업계 13위)과 합치면 단숨에 업계 8위로 도약하게 된다.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불과 12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금융회사가 됐다. 안방보험은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최고지도자 딸의 사위가 경영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스타우드 호텔 앤드 리조트’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중국계 자본의 국내 금융업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보험업계에서도 KDB생명, ING생명 등의 매물에 중국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인수로 알리안츠생명과 알리안츠자산운용의 경영진 중 상당수는 안방보험 측 인사들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자산운용은 현재 안방보험 출신 중국인 대표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9월 부임한 팡젠 대표는 국내 금융사에서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중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생명 역시 총 25명의 임원 가운데 6명이 중국인이다. 20대 후반의 여성 중국인 임원도 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주애진 기자
#안방보험#알리안츠생명#인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