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겠다. 상장 외국 기업의 새로운 모델이 되겠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의 한 호텔에서 만난 다이자룽(戴加龍·56)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크리스탈신소재)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28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다이 대표는 “중국에 비해 한국은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어 한국 증시 상장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크리스탈신소재는 자동차, 화장품,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첨단 광물소재인 합성 운모(雲母)를 생산하는 기업.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제품에 따라 세계 합성 운모 시장을 40∼70% 점유하고 있으며, 연평균 약 20%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한 차례 상장을 추진했으나 기관투자가들이 기대만큼 관심을 보이지 않아 일정을 바꿨다. 올해 희망가격과 공모주식 수를 낮춰 공모가 3000원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한국 증시의 ‘차이나 디스카운트’ 때문에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국내 투자자들이 2011년 중국의 섬유업체 ‘고섬’이 회계 부정으로 한국 증시에서 퇴출된 ‘고섬 사태’의 악몽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다이 대표는 “국제 회계법인의 감사도 다 받았고, 고섬 사태 이후 까다로워진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규정도 모두 충족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섬 사태와 같은 일은 절대 없다. 기업가치를 올려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크리스탈신소재가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거래되면 다른 해외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 애니메이션회사 헝성그룹, 자동차부품사 로스웰전기, 농업용 기계업체 금세기차윤제조 등 3개 회사가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또 미국,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21개 회사가 주간사회사 계약을 하고 상장을 타진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회사를 유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해외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에 적극적이다. 고섬 사태 이후에도 해외 기업 기업공개(IPO) 사업을 놓지 않았던 신한금융투자가 가장 적극적이다.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도 IPO 사업 확대를 위해 해외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기일 신한금융투자 해외IPO팀장은 “성장 스토리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래 지향적인 회사가 국내 증시에 들어오면 투자자들이 더 많은 투자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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