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특산물 코너 없이… 신규 면세점 ‘반쪽 오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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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개장 두달 당겨 준비 부족… HDC신라 24일-한화 28일 문열어
전체 매장의 50∼60%만 먼저 영업

7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허가권을 따낸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약 6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24일과 28일 각각 개장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해외 럭셔리(명품) 브랜드는 물론이고 일부에서는 판매하기로 한 지역 특산물도 준비가 되지 않는 등 개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업체는 완전 개장은 내년으로 미룬 채 전체 매장의 50∼60%만 문을 여는 ‘부분 개장’ 형태로 손님을 맞을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은 16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아이파크몰 3∼7층에 들어서는 ‘신라 아이파크’(가명)를 24일에 5개 층 중 5층과 7층을 뺀 3개 층(화장품, 잡화 입점)만 연다고 밝혔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5층에 들어가기로 한 해외 럭셔리 브랜드는 현재도 입점이 결정되지 않았고 지역 특산물 판매장인 7층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납품받아야 하는 물건 중 일부가 확정이 안 됐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63로 63빌딩 지하 1층∼지상 3층에 문을 여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갤러리아면세점’(가명)도 마찬가지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들어갈 예정이던 해외 럭셔리 브랜드가 결정이 안 돼 매장 앞에 가벽이 설치됐다. 2층(국내 화장품 및 잡화) 3층(중소기업 제품) 위주로 영업을 해야 한다.

이 업체들이 반쪽 오픈을 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정부가 면세점 개장 시기를 두 달쯤 앞당기면서 준비 시간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원래 두 업체는 내년 2월 초 개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으나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올해 7월 22일 열린 제14차 경제관계장관 회의에서 “신규 시내 면세점 개점 시기를 애초 내년 초에서 올해 말로 앞당기겠다”고 말하면서 개장 시기가 올해 말로 정해졌다.

시기를 앞당긴 것에 대해 정부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성태곤 관세청 통관지원국장은 “어차피 내년에 문을 열어도 해외 럭셔리 브랜드 입점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에 문을 여는 것이 (소비 붐을 일으키는 데) 의미도 있고 상징적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반쪽 오픈’으로 외국인 및 내국인 관광객이 불편을 겪을 우려에 대해서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고 싶으면 다른 면세점에 가서 사면 된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편 ‘5년짜리 국내 면세점 제도’는 콧대 높은 글로벌 명품 업체까지 움직이게 했다. 7개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최근 면세점 특허를 담당하는 관세청에에 대한 항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7개 브랜드로부터 현행 면세점 제도에 대한 항의 서한을 받았다”며 “내용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5년마다 재심사하는 현행 국내 면세점 제도에서는 탈락한 면세점 업체가 땡처리 세일을 하는 등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김범석 bsism@donga.com·이상훈 기자
#명품#특산물#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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