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또… 1조원대 당뇨-비만 신약 수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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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과 라이선스 계약 체결
4일 전엔 佛사노피와 5조원 계약… 매출 20%대 R&D 투자가 비결

한미약품이 최근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금액의 신약 기술을 수출한 데 이어 또 1조 원이 넘는 계약에 성공했다. 일주일 새 이 회사가 체결한 수출 계약액만 6조 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업체인 얀센과 임상 1상 단계를 끝낸 당뇨 및 비만 치료 신약 ‘HM12525A’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얀센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이 약을 독점 개발 및 상업화하는 대가로 한미약품에 1억500만 달러(약 1197억 원)의 계약금을 주기로 했다. 얀센은 향후 추가 임상과 제품 허가, 출시 등 단계별로 총 8억1000만 달러(약 1조431억 원)를 한미약품에 추가로 지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출시 이후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HM12525A는 고도비만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약이다. 한미약품이 5일 프랑스 사노피에 5조 원 규모로 기술을 수출한 당뇨 신약 3종인 ‘퀀텀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독자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이는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 약을 투여해야 하는 횟수를 줄이는 기술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신약은 당뇨와 함께 고도비만 환자들의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잇따른 글로벌 대형 계약 체결에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숨어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매출의 20%, 올해 9월까지는 매출 7276억 원의 19%인 1380억 원을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여전히 완제품 수출이 아닌 기술 수출이라는 한계가 남아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개발한 신약의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지만 글로벌 영업과 판매망이 없어 결국 임상 단계에서 수출했다. 자체 영업망을 가진 한국과 중국에서는 한미약품이 HM12525A 판권을 보유한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임상 개발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한 얀센과 신약 개발을 협력해 비만과 당뇨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 3개월 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반독점국이 이번 기술 도입을 승인하면 계약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미약품#당뇨#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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