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비법을 구직 비법으로? 이력서 속 ‘경험’에서 중요한 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6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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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를 읽을 때는 행간에서 소박함과 정직성을 찾아내라. 그리고 업무에 대한 설명이나 근무기간보다는 직무에서의 업적이나 성취에 초점을 맞춰 ‘성과의 이전가능성’을 찾아라.”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는 21가지 전략(브라이언 트레이시·새로운 제안·2003년)

몇 년 전 기자가 되고 싶은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채점한 적이 있다. 수백 명의 지원자들이 낸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읽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에 비해 채점은 한결 수월했다. 채용 담당자들의 눈을 확 잡아끄는 정보가 제대로 담긴 자기소개서는 전체의 10%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지원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느냐를 염두에 두고 자기소개서를 평가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성과의 이전 가능성’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미국 어학연수 중 미국 기업의 윤리경영에 관심이 생겨 관련 기업 사례를 조사했다. 여기서 배운 아이디어를 활용해 윤리경영 업무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면 성과의 이전 가능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원자는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새로운 세상과 다양한 사람을 만나 성장했다’는 막연한 내용을 적는 데 그친다.

저자 같은 인사전문가가 채용 담당자에게 채용 노하우를 전하는 이 책은 구직자에게 더 유용하다. 구직자 관점에서 ‘채용 비법’을 뒤집어 ‘구직 비법’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채용 담당자에게 구직자의 ‘호기심’과 ‘긴박감’을 살펴볼 것을 권한다. 면접 끝에 ‘회사나 업무에 관해 질문하실 게 있나요’ 또는 ‘만약 합격하면 언제부터 근무하실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꼭 하라는 조언이다. 구직자 관점에서 본다면 면접자에게 회사와 관련된 질문을 하며 적극성을 보이는 게 좋다는 뜻이다. 이직자라면 가급적 빨리 새 직장에 출근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을 취재하다보면 기업 관계자를 많이 만난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순수한 열의와 태도를 보인 지원자들이 나중에 결국 부단히 능력을 키워 좋은 성과를 내더라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구직자의 열의와 태도는 성과의 이전 가능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는 뜻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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