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家 4세 박서원, 넓어진 보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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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콤, 한화 계열 광고회사 ‘한컴’ 인수해 업계 6위로
240억에 매입… 독립경영체제 유지
이벤트 강한 ‘한컴’과 시너지 기대… 朴부사장이 두 회사 콘텐츠 총괄

두산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오리콤이 한화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한컴을 인수한다.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 간에 인수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지난해 10월 오리콤에 영입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크리에이티브 총괄(CCO) 부사장(36·사진)의 경영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외형 확대’로 종합 콘텐츠 회사 시도

오리콤은 한화S&C가 최대 주주인 광고회사 한컴의 지분 100%를 240억 원에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다음 달 13일로 한컴은 오리콤 인수 후에도 지금의 이름을 유지하면서 독립 경영을 계속한다.

오리콤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종합 콘텐츠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컴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광고 취급액 기준으로 오리콤은 업계 8위(1542억 원), 한컴은 9위(약 1500억 원)다. 두 회사의 광고 취급액을 합치면 업계 5위인 SK플래닛(약 3900억 원)에 이어 6위권으로 올라선다. 오리콤 관계자는 “종합적인 콘텐츠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몸집을 키우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너무 작거나 크지 않고, 통합 시너지가 있는 회사를 찾다가 한컴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에는 한컴이 오리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한컴은 다양한 스포츠 행사나 국가 행사를 진행하는 등 전시와 이벤트 쪽에 강점이 있다. 패션 미디어인 ‘보그’와 ‘GQ’ ‘W’ 등을 보유한 오리콤이 한컴의 이벤트 역량을 흡수할 경우 충분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을 것이란 게 자체 분석이다.

○ ‘오너 일가’ 부사장 역량 발휘할까

오리콤은 공식 자료를 통해 박서원 CCO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보도자료에서 “향후 오리콤은 박 CCO를 주축으로 한컴 외에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콘텐츠 영역의 회사들을 발굴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오리콤이 올해 2월 한컴에 단독 협상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고영섭 오리콤 사장과 박 CCO 등이 최종 인수 결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한화그룹 쪽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졌다.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SVA)를 졸업한 박 CCO는 지난해 오리콤에 입사한 이후 회사 업무뿐 아니라 대외 활동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그는 2006년 광고 회사인 빅앤트인터내셔널을 설립한 후 2009년 반전 포스터인 ‘뿌린 대로 거두리라’로 뉴욕 광고제 옥외광고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박 CCO는 광고뿐 아니라 브랜드 컨설팅이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며 “오리콤이 앞으로도 ‘아이디어’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콘텐츠 업체 발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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