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5t트럭 3분기 국내 출시… 현대차 긴장

  • 동아일보

폴크스바겐 만트럭 진출 검토… 중형 트럭 시장 경쟁 달아올라
中 선롱 등 버스 공세도 강화… 연비 등 우수해 국산차 지위 위협

승용차에 이어 상용차 시장에서도 현대·기아자동차의 과점적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이 트럭과 버스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볼보트럭코리아는 3분기(7∼9월) 최대 적재량 4.5∼5t급의 중형 트럭 ‘FL’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볼보 측은 “FL을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내놓는다”며 “이전에는 한국에 대형 트럭만 선보였지만 9월 유럽의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6’가 시행되는 등 한국 시장이 기술적으로 성숙한 데다 볼보트럭이 서비스 네트워크를 충분히 마련했기에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상용차 브랜드인 만(MAN)트럭도 중형 트럭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5t급 중형 트럭 시장은 현대자동차 ‘메가트럭’과 타타대우 ‘프리마’ ‘노부스’가 장악하고 있고 수입차는 다임러트럭코리아의 ‘아테고’가 유일하다. 수입차들은 그간 가격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한 대형 트럭(최대 적재량 5t 이상) 시장에 집중해왔지만 중형 트럭 시장에서도 수입차들이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다.

5t급 미만 트럭은 자영업자들이 주고객인 만큼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척도다. 현대차 메가트럭 카고형 가격은 6000만∼6440만 원이고 아테고는 9650만 원이다. 볼보트럭코리아 측은 “아직 가격은 결정하지 않았지만 볼보트럭의 내구성과 우수한 연료소비효율(연비) 등 경제성을 고려한다면 결코 비싸지 않은 가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싸움이 상대적으로 덜한 대형 트럭(5t 이상) 시장을 중심으로 수입 트럭 판매량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볼보트럭코리아의 판매량은 약 1600대로 2013년보다 14% 증가했다. 스카니아코리아는 1000여 대, 만트럭코리아는 1046대를 팔아 판매량이 각각 약 30%, 50% 뛰었다. 다임러트럭코리아는 성장세를 반영해 국내 판매 모델을 지난해 7종에서 올해 14종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내 트럭시장에서 개인 고객 비중은 85%로 추정된다. 대부분 개인사업자인 대형 트럭 운전자들은 유류비로 한 달에 많게는 500만 원 이상을 지출한다. 또 차가 고장 나면 하루 일을 공치게 된다. 이 때문에 내구성과 연비는 제1의 고려 요소다. 국산 상용차업계의 한 임원은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내구성과 연비, 중고차 잔존가치가 우수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만약 수입차가 공세를 강화한다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다”고 털어놨다.

버스 시장에서도 수입차들이 공세를 펴고 있다. 만버스코리아는 압축천연가스(CNG) 저상버스 등을 통해 국내에 진출할 계획이다. 볼보버스는 올해 처음으로 6대가 부산과 여수지역에 들어왔고, 9월 경기도에 9대가 더 들어온다. 중국 버스 브랜드인 선롱버스는 올해 판매 목표를 1000대로 잡았다.

국내 상용차 시장 규모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2004년부터 19만∼26만 대 수준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수입사들의 판매량이 증가하면 현대·기아차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 현대차는 2020년까지 상용차 분야에 2조 원을 투자하고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가 과거 가솔린 승용차에만 집중하면서 디젤 엔진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수익성이 높은 대형 트럭부터 수입차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며 “상용차 기술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볼보#상용차#트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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