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일 고공행진…“올해 주도주는 증권·건설”,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5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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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4년 만에 답답한 ‘박스권’을 탈출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800조 원에 이르는 시중 부동자금이 빠른 속도로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의 하루 거래대금은 연일 10조 원을 넘어섰다.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게 늘고 있다. 코스피가 역사상 최고점을 찍은 2011년 5월 2일(종가 2228.96) 전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2011년 ‘차화정(자동차·화학·석유)’으로 불리던 대형 수출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면 올해는 증권, 건설주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으로 눈 돌린 개인투자자들에게 ‘묻지마 투자’에 휩쓸리지 말고 기업 실적 등을 꼼꼼히 따져 분산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올해 주도주는 건설·증권

동아일보가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에게 물어본 결과 올해 상승장의 주도주로 증권, 건설주를 꼽은 이들이 많았다.

세계 각국의 양적 완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풍부해진 ‘유동성의 힘’이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저금리 시대에는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건설, 증권은 대표적인 저금리 수혜 종목”이라며 “최근 이들의 업황 자체도 개선되고 있어 유망하다”고 말했다.

증권주는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연일 상한가를 찍고 있다. 지난해 말 6조 원대에 그쳤던 하루 거래대금은 코스피가 2,100을 돌파한 14일 13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올 들어 증권업종 지수의 상승률은 무려 63.21%에 이른다. 오랜 침체에 빠졌던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건설업종 지수도 올해 37.78%나 치솟았다.

그동안 저평가됐던 화학, 정유, 철강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전문가도 많았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화학, 정유 업종은 그동안 상승장에서 소외돼 있었지만 실적이 바닥을 벗어나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승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실적 보고 투자하라”

하지만 유동성 장세에서는 특별한 주도주 없이 그동안 부진했던 업종들이 돌아가면서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센터장은 “이 때문에 개인들이 무작정 오르는 주식을 사면 위험하다”며 “그동안 오르지 않았던 종목에 관심을 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센터장은 “유동성 장세 초기에는 실적과 무관하게 순환매에 따라 오를 수 있지만 1분기(1~3월) 실적이 발표된 뒤에는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1분기 실적을 보고 투자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분위기에 휩쓸려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은 “2000년에 최고점을 찍었던 SK텔레콤은 15년이 지난 현재 주가가 그때의 반 토막 수준”이라며 “화장품처럼 그동안 많이 급등한 주식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직접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일반 주식형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간접 투자해 투자위험을 줄이고 상승장의 이익을 누리라는 조언도 나왔다. 류승선 센터장은 “국내 증시뿐 아니라 해외 주식에도 분산투자하는 게 좋다”며 “선진국에서는 유럽, 신흥국에서는 중국 등에 수출하는 국가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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