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 대출자 “우린 왜 혜택없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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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유리 정부 말 믿어 손해”… 안심전환 해당 안돼 헛걸음 속출

지난해 초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리 4%대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한 김모 씨(38)는 24일 선보인 안심전환대출 소식에 속이 쓰렸다. 안심대출로 갈아타기만 하면 금리를 연 2.6% 안팎으로 끌어내릴 수 있지만 이미 원금 균등 분할 상환 조건의 고정금리 대출을 쓰고 있는 김 씨는 전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씨는 “고정금리가 유리할 것이란 금융 당국의 말을 믿고 작년에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 대출로 바꿨는데 이제 와서 변동금리 대출자에게만 혜택을 준다고 하니 너무 억울한 일 아니냐”고 한숨을 쉬었다.

정부가 변동금리 또는 현재는 이자만 내고 나중에 원금을 갚기로 한 고정금리 대출자를 위한 안심전환대출을 이날 출시하자 자격 요건이 안 돼 갈아타지 못하는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각 은행 영업점에도 안심대출 전환 요건을 잘 모르고 왔다가 대상자가 아니라는 말에 발길을 돌린 사람이 많았다.

이들은 “정부의 형평성 없는 정책 때문에 막대한 이자 손해를 본 셈”이라고 토로했다. 기존 고정금리 대출과 안심대출의 금리 차가 1.5%포인트라고 치면 2억 원을 빌렸을 경우 연간 이자 부담 차가 300만 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8월 이전에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시중금리 인하의 혜택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과 10월, 그리고 이달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변동금리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갈수록 줄고 있지만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여전히 4%가 넘는 이자를 물고 있다. 1, 2년 전에 받은 대출이라면 3년이 지나야 면제되는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때문에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도 어렵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상당수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일부 손해를 본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정책을 입안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보완책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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