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km/ ‘괴물 연비’로 유럽 세단급 퍼포먼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9일 06시 40분


현대차가 지난달 출시한 더 뉴 i40은 감각적 스타일과 7단 더블 클러치를 통한 매끄러운 변속 및 경쾌한 움직임, 16.7km/l의 공인연비를 갖춘 전략 중형 세단이다.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가 지난달 출시한 더 뉴 i40은 감각적 스타일과 7단 더블 클러치를 통한 매끄러운 변속 및 경쾌한 움직임, 16.7km/l의 공인연비를 갖춘 전략 중형 세단이다. 사진제공|현대차
■ 현대차 ‘더 뉴 i40 살룬 디젤’ 시승기

국산 중형세단 최초 7단 더블클러치 장착
‘유럽 듀얼 클러치’와 비교해도 손색 없어
헥사고날 그릴·헤드램프 등 디자인 변신
120km 속도에도 엔진소음 느껴지지않아

유로(EURO) 6기준(디젤차 배기가스 규제 단계)에 부합하는 1.7 e-VGT 디젤엔진,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 ISG 시스템(차량 정차시 자동으로 엔진을 정지시키고 출발 시 재시동 되는 공회전 제한 장치)을 장착한 중형 세단. 현대차가 지난달 출시한 더 뉴 i40(saloon 디젤 모델)에 탑재된 새로운 파워트레인이다. 파워트레인의 구성만 보면 유럽 프리미엄브랜드의 디젤세단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일단 반갑다.

i40은 2011년 첫 출시된 현대차의 유럽 공략을 위한 전략 중형 세단이다. 쏘나타와 함께 현대차를 대표하는 중형 세단이지만 사실 국내에서는 쏘나타만큼의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변신이 필요했고, 긴 고민 끝에 나온 모델이 2015 더 뉴 i40이다.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새롭게 장착된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다.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변속기로 국산 중형 디젤 세단에는 최초로 장착됐다. 5일 열린 시승 행사에서 i40 saloon D스펙(최고 트림) 모델을 시승했다. 시승은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춘천 로드힐스CC를 왕복하는 136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내 구간은 거의 없이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코스로 차량의 퍼포먼스와 고속 연비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 헥사고날 그릴 채용으로 더 날카로워진 스타일

더 뉴 i40은 전면 디자인을 대폭 손봤다. 가장 큰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싱글프레임 헥사고날(6각형) 그릴이다. 최고 트림인 D스펙(디젤 가격 3125만원)에서는 스포츠 그릴도 만날 수 있다. 존재감을 강조하는 바이펑션 HID 헤드램프와 LED 포그램프도 반가운 변화. 다만 이 PYL 트림에서부터 옵션(스타일 패키지 115만원)을 선택해야 한다. 기본형인 유니크 디젤 모델(2745만원)에서는 선택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레이 투톤 가죽 시트가 적용된 실내는 쏘나타보다 젊고 감각적이다. 7인치 스마트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센터페시아, 메탈 페달, 패들 시프트, 블랙 카본 그레이 가니쉬 등이 적용된 실내에서는 다이내믹한 감각이 느껴진다. 역시 D스펙과 스타일패키지 옵션(75만원)의 조합을 통해서만 가능한 변화다. 가격을 합치면 3200만원. 내비와 후방카메라가 조합된 인포테인먼트 패키지(175만원)까지 더하면 3375만원이다.

측면과 후면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여전히 아쉬움이 남지만 전체적인 실내외 스타일의 변화는 긍정적이며, 만족도도 높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고민하는 것은 역시 가격이다.

경쟁력이 있을까? 3000만원 중반에 육박하는 가격대에서는 경쟁 모델이 상당히 많다. 물론 단순하게 가격만으로 차량을 평가할 수는 없다.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동력 성능과 연비를 경험하고 나면 생각이 조금은 달라진다.

현대차가 경쟁모델로 지목한 폭스바겐 파사트는 3950만원(2.0 디젤)이다. 수입차와 단순비교는 어렵고, 배기량의 차이도 있지만 그만큼 동력 성능과 연비 효율성에 자신감이 있다는 표현이다.


● 1.7 디젤 엔진과 7단 더블 클러치가 만든 뛰어난 연비

i40 saloon D스펙에는 크루즈 컨트롤과 패들시프트가 달려있다. 크루즈 컨트롤을 활용한 연비에 중점을 둔 편안한 운전과 패들시프트를 활용한 감각적인 펀 드라이빙이 모두 가능하다. 워커힐에서 로드힐스CC로 가는 편도 구간에서는 연비 운전에 초점을 맞췄다. 고속도로 구간이 대부분인 만큼 속도는 평균 90∼100km을 유지했다.

먼저 정숙성에서는 합격점이었다. 보통의 운전 성향을 지닌 운전자들이라면 정숙성 면에서는 디젤세단임을 잊게 할 정도다. 120km까지 속도를 높여도 엔진 소음과 풍절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7단 더블클러치 변속기의 직결감도 만족스러웠다. 국내에서는 폭스바겐 골프(6단 듀얼클러치)를 통해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듀얼 혹은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이다. 이름 그대로 홀수 기어를 담당하는 클러치와 짝수 기어를 담당하는 2개의 클러치가 적용되어 있다. 하나의 클러치가 단수를 바꾸면 다른 클러치가 지체 없이 다음 단에 기어를 넣는다. 당연히 변속이 빠르고, 소음과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다. 연료 효율성에 있어서도 앞선다.

유럽 세단의 듀얼 클러치와 비교하면 약간은 변속 타이밍에서 뒤지는 느낌이지만 미미한 차이다. 매끄러운 변속과 경쾌한 움직임을 직접 경험해본다면 더블클러치의 장점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이제 동력성능을 살펴보자. 1.7 e-VGT 엔진은 실용 영역에서의 성능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에는 1250rpm에서 22.0kg.m의 토크를 발휘했지만, 신형에서는 26.0kg.m으로, 1500rpm에서는 27kg.m에서 32kg.m로, 1750rpm에서는 31.4kg.m에서 34.7kg.m으로 성능을 개선했다. 일상적인 주행영역에서 보다 경쾌하고 가벼운 발놀림이 가능해 진 셈이다. 다만 본격적인 스포츠 드라이빙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하기에는 배기량의 한계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연료 효율성에 더 심혈을 기울인 세팅으로 보인다.

i40 saloon의 공인연비는 16.7km/l(도심 14.9, 고속도로 17.6)다. 참고로 폭스바겐 파사트 2.0 디젤의 복합 연비는 14.2km/l다. 편도 68km 고속도로 구간 정속 주행을 통해 기록한 연비는 21.3km/l다. 기대 이상이다. 물론 어떤 차라도 정속 주행, 연비 운전을 하면 공인 복합 연비보다 더 나은 기록이 만들어진다.

놀라웠던 점은 로드힐스CC에서 다시 워커힐로 돌아오는 구간에서의 연비다. 패들시프트를 활용, 스포츠 주행을 하면서 제법 속도를 냈지만 연비는 19km 밑으로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패들시프트를 사용해 수동 변속을 해도 3500∼4000rpm을 쓰면 곧바로 고단으로 변속되는 특징과 7단 더블 클러치의 촘촘한 기어비 때문에 연비는 높게 유지됐다. 연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차량이 만들어내는 퍼포먼스를 즐겨도 공인 연비 이상은 기록한다. 연비만큼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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