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 배 아파하던 경쟁사가 콧노래? 이유를 보니…

김성모 기자 입력 2015-01-11 16:49수정 2015-01-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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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를 출입하는 기자가 최근 몇 달 사이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허니버터칩 좀 구해달라”였습니다. 그만큼 식품업계에서는 2014년을 ‘허니버터칩의 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저는 처음 허니버터칩 열풍이 불었을 때는 사람들이 무작정 유행을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현상을 말하는 ’밴드왜건 효과‘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예상 외로 인기가 지속됐고, 급기야 처음에는 배 아파하던 경쟁사들까지 콧노래를 부르게 됐습니다. 허니버터칩을 사러 온 고객들이 다른 과자도 사게 됐고, 허니버터칩을 ‘참고해’ 만든 후발 제품들도 잘 팔렸기 때문입니다.

한 대형마트에서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스낵 매출액이 전년 대비 22.9% 올랐습니다. 해태제과를 뺀 나머지 업체들의 매출 성장률도 17.6%나 됩니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허니버터칩 돌풍이 낙수효과를 냈다”고 반겼습니다. 식품업계의 다른 관계자들은 아예 “허니버터칩이 ‘품귀 현상’을 빚은 덕에 다른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봤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과자 업계에서 ‘꿀’이 흘러넘쳤다면 ‘독(毒)’이 넘쳐흐른 곳도 있습니다. 시리얼 업계에서는 애꿎은 업체들까지 경쟁 상대의 ‘독배’를 함께 마셨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시리얼 업계 1위인 동서식품의 시리얼에서 대장균군이 발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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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시리얼 시장 전체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또 다른 대형마트의 지난해 4분기 시리얼 전체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7% 감소했습니다. 동서 제품 매출이 75.5%, 나머지 회사들의 매출은 22.1% 줄어들었습니다.

원래 먹을거리 시장이 민감하긴 합니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식품은 본래 인간의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민감한 부분이다. 게다가 정보 접근성이 훨씬 높아지면서 특정 사건의 파급력이 세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으론 과자와 시리얼 이야기에서 인간사를 꿰뚫는 교훈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행복은 나눌수록 커진다’와 ‘남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일 수는 없다’입니다. 기업의 세계에서는 기본적으로 경쟁이 우선이지만 이런 원칙을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요.

아무쪼록 2015년은 소비자들이 맛있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가 많이 나오는, 달콤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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