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장기 입원… 실적 부진 악재… 삼성, 계열사별로 조용한 시무식

  • 동아일보

CEO 영상 메시지 통해 직원 격려… 매년 하던 신년하례식은 취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기 입원 속에 신년하례식이 취소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조용한 시무식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대부분 계열사들이 예년에 비해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시무식을 치른다. 이 회장의 부재에다 실적 부진까지 악재가 겹친 탓이다. 다만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직원들과 대화하며 격려하는 방식으로 시무식을 갖는 계열사들도 눈에 띈다.

육현표 에스원 사장은 같은 달 23일 강원 원주시에서 출동 대원 등 직원 20여 명에게 2015년에도 건강하게 일하자고 격려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촬영해 2일 시무식 때 사내방송으로 방영한다. 육 사장은 사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임직원들의 질문을 받고 직접 500여 개의 답을 남기기도 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양띠 해를 맞아 양띠 직원들을 모아 대담을 나누는 형태로 신년사 주요 내용을 공유한다. 직원들이 내년 업계 전망 및 회사 경영 전략을 비롯해 평소 원 사장에게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점 등을 질문하면 원 사장이 직접 답변하는 과정을 사전 녹화해 2일 시무식에 맞춰 사내에 방영한다.

삼성사회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박근희 부회장도 2일 봉사단 직원들과 함께 다과회를 열고 격려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올 한 해 실적이 좋지 못했던 전자 계열사들은 올해는 최대한 조용히 시무식을 진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일 오전 권오현 부회장 주재로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시무식을 연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같은 날 임직원들이 강당에 모인 가운데 박동건 사장이 신년사를 발표하는 가장 보수적인 형태로 시무식을 치른다. 올해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에 실패한 삼성중공업은 사장 신년사를 방송으로 보는 것으로 시무식을 대체한다.

삼성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2일 또는 5일에 각자 알아서 시무식을 하기로 했다”며 “신년사도 각 사 상황을 반영한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건희#입원#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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