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경영복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4일 03시 00분


코멘트

“빅딜 기쁘다… 이제 건강도 좋아”… 수차례 본사로 출근해 현안 챙겨
대표이사 복귀엔 법적인 제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사진)이 경영 현업에 사실상 복귀했다. 김 회장은 최근 삼성그룹과의 ‘빅딜’에 대해서도 “기쁘다”는 소감을 처음으로 밝혔다.

김 회장은 3일 오후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사옥으로 출근했다. 한화그룹은 앞서 김 회장이 지난달 말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삼성그룹 계열사 4곳을 인수하는 ‘빅딜’이 이뤄진 이후 몇 차례 사무실에 출근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4시간가량 사무실에서 집무를 본 김 회장은 퇴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제 건강은 괜찮다. (인수 소감은) 기쁘다”고 말했다. 인수되는 삼성 기업 근로자들이 반발하는 데 대해서는 “삼성에서 잘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김 회장은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김 회장은 2012년 8월 회사에 수천억 원대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하지만 건강 상태 악화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아 병원을 오가며 재판을 받았다. 김 회장은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와 30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다.

김 회장은 올해 2월 ㈜한화와 한화케미칼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에서도 잠시 손을 뗐으나 지난달 말 사회봉사명령 시간을 모두 채우며 경영 복귀를 준비해왔다.

김 회장의 행보는 본격적인 경영 복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기수 한화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상무)은 이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현재 경영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며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지만 대외활동을 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건강 상태와 관계없이 여론을 의식해 일선에 복귀하는 것은 시간이 다소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화그룹이 김 회장의 측근인 금춘수 사장을 경영기획실장으로 복귀시키고,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 회장의 복귀가 점쳐졌다. 특히 한화가 지난달 말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 계열사를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킨 것이 경영 복귀의 신호탄이 됐다.

하지만 김 회장의 대표이사 복귀까지는 아직 걸림돌이 있다. 방산업체인 ㈜한화는 총포·도검·화약류단속법을 따라야 한다. 이 법에 따르면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고 1년이 지나지 않으면 제조업자가 될 수 없다. 법적으로는 ‘대주주’의 지위만 있어 계약 체결 등의 능력은 없는 셈이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한화#김승연#복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