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장기화 탓에…30대 그룹 설비투자, 작년대비 10% 가량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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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장기화로 30대 그룹의 설비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10% 가량 줄었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LG그룹 등 4개 그룹의 설비투자가 30대 그룹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4%를 넘어 투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는 4대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의 투자액보다도 1조6000억 원 이상 많았다.

3일 기업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 254개(금융사를 제외한 분기보고서 제출 기업)사의 연결기준 3분기까지(1월~9월) 누적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R&D)투자는 모두 91조8500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7조5000억 원에 비해 5.8% 줄어든 규모다.

전체 투자액의 71.2%를 차지하는 설비투자가 65조3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72조5300억 원 대비 9.9%(7조2000억 원(9.9%)이나 감소했다. 반면 R&D 투자액은 26조4800억 원으로 전년 25조 원보다 1조4800억 원이 늘었다. 분기보고서 제출 계열사가 없는 부영을 제외한 29개 그룹 중 설비투자를 늘린 곳은 10곳에 그쳤지만 R&D 투자는 절반이 넘는 18곳이 늘렸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불황 장기화로 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이면서도 미래 먹을거리 창출을 위한 R&D 투자에는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대 그룹 중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그룹으로 올 들어 3분기까지 33조3700억 원을 투자했다. R&D 투자는 13조3천500억 원에서 13조9천800억 원으로 4.8% 늘었지만, 설비투자는 23조3000억 원에서 19조4000억 원으로 17% 줄었다. 삼성그룹의 설비투자가 급감한 것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라인 증설 및 성능개선에 사용된 투자액이 5조8천500억 원에서 3조3000억 원으로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투자액 2위는 SK그룹, 3위는 LG그룹, 4위는 현대차그룹이다. SK는 올 들어 투자액이 10조6700억 원에서 12조9200억 원으로 2조2500억 원(21.1%) 늘었다. 설비투자와 R&D 모두 21.5%와 18.2% 늘었다. SK하이닉스가 신제품 생산 장비를 교체하고 경기도 이천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며 1조7천600억 원 가량 투자를 늘렸다. SK텔레콤과 SK인천석유화학, SK가스 등도 3000억~5000 원 규모를 투자했다.

LG는 전년보다 0.6% 소폭 늘어난 12조1600억 원을 투자했고, 현대차는 9조1400억 원 투자했다. 현대차는 설비투자가 7조900억 원에서 6조3천500억 원으로 10.5% 줄었지만 R&D 투자는 2조5600억 원에서 2조7900억 원으로 9.1% 늘렸다. 4대 그룹의 투자액은 67조59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한편 4대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그룹의 투자 감소폭은 더 컸다. 4대 그룹을 제외한 30대 그룹의 1~3분기 투자액은 24조26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줄었다. 그 결과 4대 그룹이 30대 그룹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8%에서 73.6%로 2.8%포인트 높아졌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25조8천900억 원을 투자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투자 액수는 삼성그룹 전체의 77.6%, 30대 그룹 전체의 28.2%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4대그룹 이외 그룹의 전체 투자액(24조2600억 원)보다도 1조6000억 원 이상 많은 액수다.

SK하이닉스(4조9700억 원)와 LG전자(4조3400억 원), 현대차(3조9000억 원), LG디스플레이(3조660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3조3200억 원), 포스코(3조3000억 원)이 3조 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 기업이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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