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 한국 고객만 봉? 美보다 제품 가격 2배 비싸게 책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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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홈피 가격공개 후폭풍… 누리꾼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어”

다음 달 경기 광명점을 열며 국내에 공식 진출하는 세계 최대 가구회사 이케아가 최근 한국어 홈페이지(www.ikea.com/kr)를 연 후 국내 소비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적지 않은 제품의 판매가격이 유럽,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보다 비싸게 책정됐다는 이유에서다.

16일 동아일보가 이케아의 국가별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소비자들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이케아는 한국어 홈페이지에 국내에서 판매할 거실, 주방, 침실용 가구와 생활용품 8632개의 사진과 가격을 공개하고 있다.

논란의 대상이 된 제품 중 하나인 ‘베스토 부르스’ TV장식장의 국내 판매가격은 44만9000원. 하지만 이 제품은 미국에서는 한국 가격의 절반 수준인 211.65달러(약 23만1900원)에, 일본과 중국에서는 각각 3만9900엔(약 37만9000원)과 1999위안(약 35만7800원)에 팔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침대도 마찬가지다. ‘헴네스’ 침대(메트리스 제외)의 한국 판매가격은 33만9000원으로 책정됐지만 이 제품의 미국 내 가격은 189달러(약 20만7100원)다. 13만 원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배송, 조립 등 부가서비스 비용도 한국이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배송 기본요금은 2만9000원이다. 반면에 중국 베이징(北京) 이케아 매장의 배송 기본요금은 49위안(약 8700원)부터 시작한다.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기다려온 적지 않은 고객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원생 서모 씨(27)는 “책상과 책장을 모두 이케아 제품으로 바꾸려고 한참을 기다려왔는데 홈페이지에 올라온 가격을 보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던 속담이 떠올랐다”며 “이럴 줄 알았다면 긴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다른 업체를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가구나 인테리어 관련 주요 온라인 카페와 동호회에는 이케아의 가격 책정에 대한 불만을 담은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물론 외국보다 더 싼 제품도 일부 있다. 2인용 소파(제품명 ‘칼스타드’)의 국내 판매가격은 69만9000원으로 미국(829달러·약 90만8500원), 일본(8만3990엔·약 79만7900원)보다 싸다.

이케아코리아는 충분한 시장 조사를 거쳐 가격을 책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우리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해당 지역 소비자들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에 대한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가격을 책정해왔다”며 “한국 역시 이러한 절차를 거쳐 가격을 매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가구#이케아#이케아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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