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 에를리흐 요즈마그룹 회장, 아시아 첫 해외지사 한국에 설립

  • 동아일보

“한국 스타트업에 2015년 3000억 투자… ‘요즈마 캠퍼스’ 만들어 성장 돕겠다”

이갈 에를리흐 요즈마그룹 회장이 16일 인터뷰에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최훈석 기자 oneday@donga.com
이갈 에를리흐 요즈마그룹 회장이 16일 인터뷰에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최훈석 기자 oneday@donga.com
“글로벌 벤처캐피털의 자금이 곧 한국의 스타트업 업계에 넘쳐날 것입니다. 우리가 아시아 첫 해외지사를 한국에 세운 이유는 그것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육성 펀드의 대표적 모델인 요즈마그룹의 이갈 에를리흐 회장은 16일 저녁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해외 투자자들을 모아 내년에 최대 3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고 한국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싱가포르계 원아시아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합작해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스타트업 육성 및 협업 공간인 ‘요즈마캠퍼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요즈마그룹이 밝힌 총 투자 규모는 3년간 1조 원이다.

요즈마그룹은 이스라엘에서 정부의 돈을 받아 투자를 시작했지만 한국에서는 다른 방식을 적용할 생각이다. 에를리흐 회장은 “한국에서는 정부의 투자를 요청할 생각이 없다. 다른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도 그랬듯이 한국도 스타트업 기업들을 해외에 소개할 수 있는 통로만 생긴다면 해외, 특히 미국에서 투자하려는 벤처캐피털들이 밀려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자본이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업계를 주목하기 시작한 지 불과 5년여 만에 이스라엘 국내 자본의 투자 비율이 20% 선으로 떨어질 정도로 글로벌화됐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해외 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글로벌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는 것이 유리하죠. 한국의 스타트업들도 곧 한국 자본보다는 해외의 투자를 받는 것이 대세가 될 것입니다.”

에를리흐 회장은 “한국에선 우리와 같은 외국 자본에 대해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인도 등 고성장 국가가 아닌 한국을 아시아 투자 거점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한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비교적 투명성이 높은 나라이며 좋은 투자 파트너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펀드를 3년 내 1조 원까지 키운 뒤 투자 대상을 한국만이 아닌 전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특히 한국의 창업기업과 중국 및 인도의 창업기업을 묶는 조인트 벤처를 만들어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투자 전략이 대상이 될 스타트업을 먼저 요즈마캠퍼스에서 직접 육성할 계획이다. 요즈마캠퍼스는 서울 강남 인근이나 판교에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에를리흐 회장은 이스라엘에서 정부와 민간이 4 대 6의 비율로 투자하는 요즈마펀드를 만들어 벤처산업을 도약시킨 주인공이다. 정부 수석과학관으로 벤처산업 육성책을 찾던 그는 1993년 결성된 요즈마펀드 1호를 설계하면서 이스라엘 산업계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이스라엘식 창조경제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이갈 에를리흐#요즈마그룹#스타트업#요즈마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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