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번호 없어도 온라인 쇼핑몰 회원 가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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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규제개혁장관회의]외국인 ‘천송이 코트’ 구매 편리해져

인터넷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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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4∼6월) 삼성전자를 제치고 단숨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기업으로 떠오른 ‘샤오미(小米)’는 제품 판매의 99%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아직까지 오프라인 판매점 중심인 국내 시장과 대조적으로 효율적 유통 전략이 폭발적 성장의 비결로 꼽힌다. 샤오미가 약진한 데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의 도움이 컸다. 중국인들은 아이디와 패스워드만으로 샤오미 스마트폰을 손쉽게 구입한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최근 샤오미 본사를 방문해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이다. 3일 청와대에서 열린 2차 규제개혁장관회의 인터넷경제 분야 토론에 참석한 임 센터장은 “해외 신생 기업들이 힘을 키울 동안 한국 기업들은 규제 때문에 아무것도 못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넷경제 규제 개선에 대한 토론은 ‘천송이 코트 수출 작전’이라고 부를 만했다. 그만큼 올 3월 열린 1차 회의의 핵심 어젠다였던 외국인의 국내 전자상거래 이용 문제 해결 방안에 논의가 집중됐다.

토론에 참가한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 다른 산업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모바일 결제 기업 ‘스퀘어’의 스마트폰 카드리더가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스마트폰에 꽂기만 하면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가 되는 간편한 서비스다.

이날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놓은 규제 개선 방안은 5월 발표된 공인인증서 의무화 폐지,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 계획에 이어 아직 남아있는 ‘갈라파고스 규제’(전체 흐름과 동떨어진 특정 사안에 대한 규제를 갈라파고스 섬에 비유한 표현)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가 회원의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아도 되도록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개정이 내년부터 추진된다. 지금은 국내 쇼핑몰에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주민번호나 대체수단(I-PIN 등)을 반드시 입력해야 해 외국인은 가입이 불가능하다. ‘외국인 전용몰’이 있지만 품목 수는 10%에 불과하다.

게임 음악 동영상 등 디지털콘텐츠 서비스의 본인 확인 방법도 바뀐다. 디지털콘텐츠 산업은 한류의 핵심이지만 이를 서비스하는 국내 사이트에는 외국인 접근이 불가능하다. 미래부는 올해 안에 해외 거주 외국인이 신용카드 인증이나 생년월일 입력 등을 통해 연령 확인을 하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무인자동차가 실제 도로에서 운행될 수 있도록 법령을 정비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온라인 지도 서비스 간행 심사가 간소화되고 은행이나 부동산 거래, 영수증 발행에 전자문서가 쓰일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규제개혁#온라인 쇼핑몰 회원 가입#천송이 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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