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갑 중견聯회장 “가업승계, 히든챔프 육성 관점으로 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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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명문장수기업센터 출범시키는 강호갑 중견聯회장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다음 달 ‘명문장수기업센터’를 출범한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기업의 경영철학과 경영노하우를 계승해 장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토대가 우선 마련돼야 한다”며 “기업도 스스로 지역사회 공헌 등 ‘명문 기업’이 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제공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는 다음 달 ‘명문장수기업센터’를 출범한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기업의 경영철학과 경영노하우를 계승해 장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토대가 우선 마련돼야 한다”며 “기업도 스스로 지역사회 공헌 등 ‘명문 기업’이 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제공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강호갑 회장(60)은 의욕과 열정이 넘치는 기업인이다. 누구를 만나도 할 말이 많다. 화제도 다양하다. 정부 정책에서 노사 문제까지 기업이 가진 관심사라면 어느 한 가지도 빼놓으려 하지 않는다.

일도 많이 한다. 그를 잘 아는 몇몇 사람들에게서 들리는 의견은 비슷하다. 하루 서너 시간만 자면서 일을 챙기는 사람이라는 것. 1999년 부도난 자동차 차체 제조회사(당시 신아금속)를 인수해 매출 8900억 원(2012년)의 중견 그룹(신영그룹)으로 키운 것도 그의 이런 열정이 바탕이 됐다.

그런 그가 요즘 더 바빠졌다. 지난달 22일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중견기업 특별법)’이 공표되면서 중견련이 법정 경제단체로 ‘승격’했기 때문이다. 위상이 높아진 만큼 책임도 늘었다. 할 일도 더 많아졌고, 할 말도 더 많아졌다.

○ “규모 상관없이 가업승계하도록 제도개선을”


최근 만남에서 강 회장은 중소·중견기업의 ‘가업 승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정부가 기업인의 상속세 공제 대상을 연 매출액 3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확대했지만, 중견기업계에는 해당되지 않는 곳이 많다.

그는 “최근 세제 개편에서 가업 승계를 활성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보이기는 하지만 중견기업계로서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가업 승계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 승계는 부의 대물림이 아닌 기업의 영속성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용 창출과 세금 납부 등 이른바 ‘장수기업’이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강 회장은 “독일에는 필기구 제작으로 250년을 이어온 회사가 있다”며 독일 문구 제작사인 파버카스텔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이처럼 독일에는 1300개 ‘히든 챔피언’(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중소, 중견기업)이 있는데 100년 이상 된 기업이 그중 3분의 1”이라며 “장수기업이 나올 수 있는 산업적 토대가 히든 챔피언을 육성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는 기업주가 가업을 승계한 뒤 고용과 임금 총액 유지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상속세가 감면되거나 면제된다.

○ 중견기업은 지원 아니라 육성 대상


그는 “가업 승계의 궁극적인 목적은 경영 노하우 등 무형자산을 계승해 회사를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도 경영 혁신과 사회적 책임 실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련이 최근 펼치고 있는 ‘명문 장수기업 만들기’ 움직임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중견련은 다음 달 18일 ‘명문장수기업센터’를 출범할 예정이다. 창업 1세대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명문 장수기업 만들기 전략포럼’을 열며 명문 장수기업의 DNA를 발굴해 나간다는 것이 이 센터의 설립 목적이다.

강호갑 회장은 중견기업 육성 정책에 대한 제안도 이어갔다. 그는 “중견기업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서 산업 생태계를 튼튼히 만드는 기업”이라고 전제하고 “이 때문에 중견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분야의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 등이 한 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강호갑#가업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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