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워킹맘, 일을 정말 그만두기전에 미리 그만두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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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목표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다. 성 패트릭 데이에 상징색인 초록색 티셔츠를 입힐지는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린 인(셰릴 샌드버그·와이즈베리·2013년) 》

1991년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여학생들은 차별을 겪은 적이 거의 없었다. 강의실에서 함께 토론했고, 취업 면접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다. 일자리도 비슷하게 꿰찼다. 그로부터 20여 년, 남자 동창들은 거의 전문직으로 일하는 반면 여자 동창들은 대부분이 전업주부다. 같은 졸업생으로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저자는 “우리의 기대가 너무 순진했다”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남녀는 어디서부터 다른 길을 걷게 된 걸까. 이 책의 목적은 직장과 육아, 두 가지 ‘풀타임 잡’을 뛰게 하는 사회와 남편들에 대한 뒷담화가 아니다. ‘린 인(Lean In·앞으로 나아가기)’이란 제목처럼 여성에게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안내하는 데 있다. 그런 만큼 저자는 여성의 내면에서 벌어지는 숱한 싸움과 이때의 어리석은 선택들을 꼬집는다.

가장 흔한 형태로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에 대한 걱정으로 지레 도전을 포기한다는 점을 꼽는다. 야심 있는 여성이라도 대개 짝을 찾는 순간 자녀 계획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문제는 가정을 잘 꾸리는 데 필요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의식하지 못한 채 새로운 기회를 더이상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 좋은 기회가 주어질 때 거절하는 일도 많다.

저자는 ‘일을 정말 그만두기 전에 미리 그만두지 말라’고 말한다. 지레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는 한 계속 페달을 밟으라고 한다. 그래야 실제 일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올 때 그럴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닥치기도 전에, 심지어 남자친구도 없는데 “결혼(출산)해야 하니…” 하며 경력을 쌓아야 할 중요한 시기를 흘려버리는 것은 어리석다.

전쟁이 현실이 된 워킹맘은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가정과 직장에서 각각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것에서만 완벽주의자가 되는 게 핵심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책속의 이 한줄#린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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