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번엔 대중골프장 건설 참여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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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인근 사업 뒤늦게 가세… 인건비 등 높아 그린피 인상 우려
롯데측 “시공만 맡고 운영은 안해”

김포공항 인근에 추진되고 있는 대중 골프장 건설 사업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업권 경쟁에 대기업인 롯데건설까지 뛰어들면서 대중 골프장의 당초 취지를 훼손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 옆 서울 강서구 오곡동과 경기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 일대 99만8126m²에 27홀 대중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사업계획서를 받았다. 귀뚜라미그룹과 롯데건설, 경동나비엔과 대보건설, 금호개발 등 3개 컨소시엄이 계획서를 제출해 경합하게 됐다.

이 골프장은 서울 시내에 처음 개장하게 돼 접근성이 뛰어나다. 대중 골프장이라 누구나 쉽게 저렴한 가격에 운동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골프업계 전문가들은 대기업인 롯데건설이 가세하면서 이런 기대가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대기업 건설사는 인건비 등이 중소업체보다 높아 500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건설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그린피(골프장 입장료) 인상이 불가피해 그 부담이 고스란히 골퍼에게 전가될 수 있다. 특히 이 골프장은 항공기 안전을 이유로 야간 라운드를 위한 라이트 설치가 불가능하기에 고가(高價) 그린피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 한국대중골프장협회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65%의 지분으로 참여해 영업 중인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클럽은 대중 골프장인데도 주말 정상 그린피는 26만 원이며 주중도 19만 원에 이른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세제 혜택을 받는 대중 골프장이 중과세율이 적용되는 회원제 골프장보다 높은 입장료를 책정하고 있는 것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4월에 사업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업계획서 종합 심사에서 토지 사용료의 비중을 낮춰 공익성과 똑같이 150점으로 배정해 적정한 그린피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포공항 내에 대형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가 골프장 사업까지 맡게 될 경우 공항공사와의 기존 네트워크를 통한 특혜 논란이 있을 수 있고 동반성장, 중소기업 상생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롯데건설 측은 “지역 독과점 문제가 있었다면 발주처가 애초에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롯데건설은 시공만 하고 운영은 귀뚜라미그룹이 맡는다”고 설명했다.

귀뚜라미그룹 측은 “이번 컨소시엄은 귀뚜라미가 50% 지분을 투자해 주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10%의 적은 지분이지만 시공 능력과 책임 준공의 필요성 때문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컨소시엄 주관사인 귀뚜라미랜드는 한탄강 골프장을 건설해 15년 동안 저렴한 그린피로 운영한 노하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석 kjs0123@donga.com·김준일 기자
#롯데#대중골프장#김포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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