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로 BC카드 포인트 쓸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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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신용카드 포인트 통합시스템 운용… 이르면 2015년부터

직장인 김진식 씨(35)는 지난해 말 신용카드 회사의 쇼핑몰 홈페이지에서 카드 포인트로 상품을 사려다가 포기했다. 그동안 적립한 1만 점 정도의 카드 포인트로는 값싼 화장품 하나 사기도 힘들었다. 김 씨는 “4장의 카드를 번갈아 쓰다 보니 카드사별로 포인트가 이리저리 분산돼 있다”며 “막상 포인트를 쓰려면 쓸모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여러 카드사에 쌓인 포인트를 통합해 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카드업계과 함께 ‘카드 포인트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각 카드사의 포인트를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카드 포인트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 6월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카드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실무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사 간 경쟁이 치열해져 포인트를 통한 마케팅이 활발하지만 고객이 정작 포인트를 쓰려면 여러 제약이 많다”며 “연간 1000억 원 이상씩 사라지는 포인트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제활동인구 1명당 보유한 카드는 평균 3.9장이다. 여러 장의 카드를 쓰다 보면 카드 포인트도 분산 적립될 수밖에 없다. 포인트가 분산되면 번듯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기 어렵다. 이렇게 카드사별로 적립된 포인트를 한곳에 집중시키면 쓰임새가 많아져 포인트 이용이 활성화될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 포인트 이용을 쉽게 하기 위해 통합 시스템 구축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는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에서 ‘통합 조회’만 가능하며 포인트를 통합해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통합시스템이 완성되면 신한카드, 현대카드에서 쌓은 포인트를 삼성카드 포인트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당국은 포인트 전환을 원활히 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통화를 교환하는 기준인 환율처럼 ‘1포인트=1원’으로 카드 포인트 가치를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는 일부 카드사가 1포인트를 0.6원으로 환산해주고 있다. 자투리 포인트가 소멸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포인트 최소이용 기준을 현행 3000∼5000점에서 1000점가량으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된다. 카드사별로 3∼5년으로 제각각인 포인트 소멸시효는 5년으로 맞추고 소멸 시점을 따지는 기준은 현행 ‘첫 적립시점’에서 ‘최소 사용요건 충족시점’으로 바꿀 계획이다. 예를 들어 처음 카드 포인트가 쌓이는 때가 아니라 1000점가량이 쌓이는 날부터 소멸시효를 계산한다는 뜻이다.

카드 포인트 사용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업계를 설득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당국의 대책에 대해 카드사들은 “따져봐야 할 게 많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마다 제휴 계약이 다르고 이에 따른 포인트 지급 수준도 제각각”이라며 “일률적 기준에 맞춰 포인트 사용을 강제하면 포인트 시장은 물론이고 업계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삼성카드#BC카드#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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