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도 사업 초기부터 ‘본 글로벌’에 도전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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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과열되자 해외로 눈 돌려… 삼겹살 브랜드 ‘꽁돈’ 6개국 진출
서래스터는 중국에서 뿌리 내려… 농식품부, 해외 박람회-상담 지원
82개 업체 외국점포 2000곳 돌파

한국 외식업체가 싱가포르 파크웨이에 만든 삼겹살 식당에 현지인들이 입장하고 있다. 위두 제공
한국 외식업체가 싱가포르 파크웨이에 만든 삼겹살 식당에 현지인들이 입장하고 있다. 위두 제공
국내에서 성공한 사업모델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비즈니스를 목표로 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삼겹살 외식 브랜드 ‘꽁돈’을 창업한 전영민 위두 사장은 외식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본 글로벌 기업에 도전한 대표적 인물이다. 전 사장은 창업 초기인 2008년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과열되자 해외 진출로 방향을 돌렸다.

국내에 확고한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해외에 뿌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전 사장은 2010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으로 싱가포르 프랜차이즈 박람회에 참가했다. 거기서 만난 현지 사업자를 설득하기 위해 1년 동안 싱가포르행 비행기를 20번이나 탔다.

국내에 몇 군데 연 매장은 외국인 손님이 많은 서울 명동과 홍익대 앞에만 전략적으로 배치했다. 외국인들의 입맛과 취향을 분석하기 위해서였다. 전 사장은 “외국어 실력을 갖췄고 해외 진출에 동참하려는 사람들과만 가맹 계약을 맺었다”며 “제대로 된 해외 진출 모델을 만들기 위해 ‘부인이 조리하고 남편이 매장 관리하는 식’의 생계형 영업은 피하자고 독려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꽁돈은 싱가포르에서만 마리나베이, 파크웨이 등 4곳에 매장을 열었고 중국 상하이 진출에도 성공했다. 올 상반기(1∼6월)에는 미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에 진출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식자재 수출로 10억 원가량의 수출 실적도 올렸다. 분식 브랜드 ‘케이푸드 익스프레스’를 만들었고, 앞으로 전통차(茶) 사업도 벌일 계획이다.

외식업체 해외 진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이 같은 본 글로벌 업체를 돕기 위해 현지 시장조사와 상표권 등록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업 노하우를 가르치는 교육 과정도 인기다.

치킨 레스토랑 ‘본촌’을 운영하는 본촌인터내셔날은 농식품부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 미국, 필리핀, 태국 등에 130여 곳의 매장을 열었다. 최근엔 부산 해운대에 매장을 열며 국내로 역진출했다.

농식품부는 해외 외식박람회 참가를 지원하거나 해외 바이어를 한국에 초청해 상담회를 여는 등의 활동을 통해서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활로를 열고 있다. 서래갈매기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서래스터는 국내 가맹점 사업이 포화단계에 접어들자 2012년부터 중국 진출에 도전했다. 해외 경험이 없었지만 농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중국에서 열린 박람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상하이에 직영점을 열고 산둥 성(省) 등 4개 성에 판권을 팔았다. 홍콩 진출에도 성공했다.

농식품부의 박람회 참가 지원사업을 통해 지난 2년 동안 7개 외식 기업이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9건을 새로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힘입어 국내 외식업체의 전체 해외 진출은 2012년 76개 업체 1485개 점포에서 지난해 8월 82개 업체 2020개 점포로 36% 늘어났다. 이런 성과는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업체 간의 과열 경쟁을 완화하고 셰프 및 매니저 등 직원의 해외 취업을 돕는 효과도 가져왔다.

김정주 농식품부 외식산업진흥과장은 “올해는 해외 박람회 참가국을 중국(홍콩, 광저우), 프랑스(파리) 등 모두 8곳으로 늘리고, 외식기업 해외진출협의회를 신설해 정보 교류 및 의견 수렴의 장으로 활용하는 등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 ::

일반적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은 국내에서 먼저 성공을 거둔 뒤 검증된 모델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방식이 많았다. 이와 달리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초점을 맞춘 사업모델을 만들고 해외에서 먼저 사업을 펼치는 기업을 본 글로벌 기업이라고 부른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프랜차이즈#꽁돈#농식품부#해외박람회#본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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