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핸드백은 전부 ‘K-백’ 이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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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므델리 힐리앤서스 소프트백 하비아누 잇츠백…

국산 핸드백 브랜드 ‘뽐므델리’를 만드는 디자이너 정희윤 실장(40)은 지난해 12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진출했다. 이어 올 8월에는 서울 강남의 핵심 상권인 현대 압구정 본점에 입성했다. 그는 “40, 50대 여성들이 찾아와 ‘이제 로고만 내세우는 명품백에 질렸다’고 말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며 “여성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핸드백 소비에 있어서도 체면보다는 자기만족과 실속을 찾는 시대가 왔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말했다. 뽐므델리의 올해(1∼11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K-백’ 브랜드는 해외 관광객들이 찾는 면세점으로도 속속 사업을 확대하면서 ‘핸드백 한류’를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잇 백’은 지고 ‘K-백’이 뜬다

뽐므델리뿐만 아니다. ‘힐리앤서스’ ‘소프트백’ ‘하비아누’ ‘잇츠백’ 등 국내 디자이너 핸드백 브랜드 ‘K-백’이 최근 2년 새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국내 핸드백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맹목적인 명품 선호 거품이 사라진 것과 맞물려 해석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는 핸드백 매출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 명품군의 신장세가 최근 2년 새 크게 줄어든 데 반해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는 성장세가 높다. 현대백화점에서 전체 핸드백 상품군에서 국내 신진 디자이너 핸드백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1년 2%에서 올해(1∼11월) 16%로 늘었다.

흔히 명품으로 불리는 루이뷔통 펜디 프라다 등 유명 해외 브랜드들이 주도하던 ‘잇 백(it bag·베스트셀러 핸드백)’ 트렌드가 수그러든 것도 개성 있는 디자인을 내세우는 국내 신진 핸드백 브랜드가 각광받는 요인이 된다는 분석이 있다. 대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홍익대 앞, 인사동 등에서 가두 매장으로 시작한 이들 브랜드는 백화점을 발판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먼저 이름을 알렸다.

○ ‘새 피’ 수혈 나선 백화점들

‘K-백’ 확산에는 각 백화점의 노력도 한몫하고 있다. 기존 국내 또는 수입 핸드백 브랜드들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깨달은 백화점들이 약 2년 전부터 신진 브랜드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일부 점포에서 ‘K핸드백 대전’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9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초청 핸드백 행사를 열었다. 롯데백화점은 8월 ‘잡화 크리에이티브 MD팀’을 신설하고 신규 브랜드 발굴에 몰두하고 있다. 이미 ‘스타’의 반열에 오른 신생 브랜드들도 있다. 2009년 설립된 ‘쿠론’은 2010년 코오롱에 인수돼 65개 매장을 거느린 큰 브랜드가 됐다. 2010년 문을 연 ‘소프트백’은 현재 4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브랜드들은 면세점으로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가죽 전문가인 남혜령 디자이너(41)가 2011년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시작한 브랜드 ‘힐리앤서스’는 지난해 12월부터 롯데면세점 소공점, 인천국제공항점 등에 진출했다.

신생 브랜드들도 독특한 소재와 디자인을 앞세우며 선전하고 있다. 강인형 대표(43)가 선보이는 ‘사피’는 극세사 섬유를 얇게 코팅해 가볍고 실용적인 점을 내세우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뽐므델리#힐리앤서스#하비아누 잇츠#K-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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