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기업의 미래]‘운치+관운’ 현지인 사로잡은 TV브랜드 네이밍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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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현지화 전략

‘중국 소비자를 공략하려면 먼저 중국 문화를 이해하라.’

LG전자는 1995년 베이징(北京)에 판매 법인을 세운 뒤부터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중국인들의 취향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 LG전자는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캠페인을 통해 LG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왔다.

“중국인의 마음, 우리가 안다”

3월 출시한 ‘관윈(觀韻) TV’는 대표적인 중국 특화 제품이다. 브랜드 명칭인 관윈은 ‘풍치와 운치를 느끼다’라는 의미다. ‘승진 운’을 뜻하는 ‘관운(官運)’과 중국어 발음이 같아 출세, 성공의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이 제품은 배를 떠올리게 하는 스탠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중국에서 배는 번영과 평안, 순조로움을 상징한다. 스탠드와 베젤(테두리)에는 행운과 복을 뜻하는 붉은 색상을 적용해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를 만족시켰다.

관윈 TV는 중국인의 문화를 반영한 다양한 특화 애플리케이션도 제공한다. TV로 중국 고유의 전통놀이인 마작 게임을 할 수 있고 중국요리 제조법도 알려줘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LG전자는 최상위층 고객을 겨냥한 초우량고객(VVIP) 마케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중국 최대 규모인 중국은행과 제휴를 맺고 은행의 VVIP 10만 명에게 LG전자의 제품 홍보물과 주문서를 보내는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직접우편(DM)을 받은 고객들은 첨부된 용지에 적힌 전용 전화번호를 통해 바로 제품을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 유일 국영방송사인 CCTV의 스포츠채널 ‘CCTV-5’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CCTV-5로부터 양질의 스포츠 콘텐츠를 공급받아 LG전자 매장에서 상영하는 방식이다. LG전자 매장에서 생동감 있는 영상을 본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TV 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프리미엄 가전으로 고객 공략”

LG전자의 생활가전 제품은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통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신 개념 의류 관리기인 ‘트롬 스타일러’를 해외 시장 최초로 중국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의류 관리기를 처음 보는 고객들에게 고급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베이징, 톈진(天津), 선양(瀋陽) 등 주요 도시의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우량고객(VIP)들이 자주 찾는 곳을 대상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BMW와 함께 진행하는 협력 마케팅 행사도 VIP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LG전자는 신차 발표회나 골프 대회 등 BMW의 VIP 행사 때 ‘LG 스타일러 체험 존’을 설치해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직 스페이스’가 달린 대형 냉장고도 2011년부터 중국에 출시돼 현지 고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매직 스페이스는 냉장고의 문 전체를 열지 않고도 음료 등을 꺼낼 수 있도록 설계된 일종의 대형 ‘홈 바’다. 따라서 전기 소비량을 줄일 수 있다. LG전자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붉은 색상을 적용한 냉장고도 선보이고 있다.

LG만의 독보적인 세탁 기능인 ‘6모션’은 중국에 출시되는 세탁기에도 들어간다. 6모션은 두드리기, 주무르기, 비비기, 풀어주기, 꼭꼭 짜기, 흔들기의 6가지 세탁 동작을 일컫는다. LG전자는 세탁기에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 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채택해 세탁물을 손빨래하듯이 섬세하고 꼼꼼하게 빨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차별화된 AS로 단골 확보”

LG전자는 애프터서비스(AS)에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시작한 ‘101 콰이러(快樂) 서비스’는 빠른 시간 안에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101은 소비자의 서비스 요청 전화를 받으면 1분 안에 회신하고, 예약 방문 시간을 지키며, 단 한 번의 AS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LG전자 중국법인은 최근 난징(南京)에서 ‘101 콰이러 서비스 전동차 발대식’을 열었다. 난징과 주변 지역에서 활동하는 30여 명의 LG전자 서비스센터 수리기사들은 40여 대의 전동차량을 이용해 101 콰이러 서비스에 앞장설 예정이다. LG전자 중국법인은 난징에서의 성공 체험을 바탕으로 전동차를 활용한 101 콰이러 서비스를 점차 중국 내 주요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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