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기업의 미래]삼성전자, 붉은색 스탠드 ‘여의홍 TV’ 선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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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마케팅 전략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단순히 인구가 많아서만은 아니다.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구매력을 갖춘 소비층이 확대됐고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초우량 고객(VVIP)도 헤아릴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의 주요 대도시를 기점으로 VVIP를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하는 동시에 현지 특화형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하라”

삼성전자는 2010년 중국 특화형 제품 개발을 전담하는 조직인 PIT(Product Innovation Team)를 만들었다. 이는 디자인·개발 분야의 현지 인력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팀으로, 중국 시장과 소비자의 특성에 맞춘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임무를 맡고 있다.

PIT의 대표작은 지난해 3월 중국 대학생들을 겨냥해 출시한 백라이트 키보드 노트북이다. 중국에선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대부분의 대학 기숙사에서는 오후 11시가 되면 조명을 꺼 학생들이 밤늦게까지 노트북을 사용하는 데 불편을 겪는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제품이다. 노트북 키보드에 조명을 설치해 어두운 곳에서도 노트북을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만들었다. 이런 노력은 PIT팀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삼성전자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색깔과 숫자를 디자인에 반영한 현지 특화형 TV 2종을 3월 광저우(廣州) 화난(華南)이공대에서 열린 ‘삼성중국포럼’에 처음 선보였다. ‘F5080 여의홍 TV’는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위해 스탠드를 붉게 만들었고, ‘F4280 길상발 TV’에는 중국인들이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8자 모양으로 디자인한 스탠드를 사용했다.

VVIP 겨냥한 마케팅 집중

삼성전자는 4∼5월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광저우, 다롄(大連) 등 중국 4대 도시에서 현지 부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였다. 7일간 진행된 이벤트에서 삼성전자는 초고화질(UHD) TV 100여 대를 예약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4월 상하이 요트박람회에서는 삼성전자 단독 부스를 마련해 프리미엄 마케팅을 실시했다. 지난달 7일에는 문화유적지인 베이징의 위산탕에서 중국 전통문화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김광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동북아시아 제품전략그룹장은 “중국은 최고급 제품에 대한 잠재수요가 매우 많을 뿐 아니라 VIP의 제품 구매가 일반 소비자에게 미치는 파급력도 크다”라고 말했다. 실제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부자들의 전유물이던 삼성전자 휴대전화는 점차 그 수요층이 일반 소비자들로까지 확대됐다. 이에 힘입어 삼성은 지난해 중국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을 18.8%까지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VVIP의 수요가 휴대전화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층 저변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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