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우리금융 민영화 7월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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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2위 우리투자증권, 계열사 3곳과 묶어판다

정부가 12조 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들어간 우리금융지주를 민영화하기 위해 지주 계열의 국내 2위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에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자산운용을 묶어 파는 ‘1+3 매각 방안’을 7월부터 추진한다. 이미 금융사들이 인수전을 준비하고 있어 금융계의 판도를 뒤흔들 ‘빅뱅’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매수 희망 기업이 가장 많은 우투증권에다 상대적으로 매각이 힘든 우리아비바생명 등 자회사 3곳을 묶어 팔기로 했다. 공자위는 여신 전문사인 우리파이낸셜을 이 묶음에 넣을지 저울질하고 있는데, 현재로선 별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 신한금융지주 등이 이 매물 그룹을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지주사들이 자회사로 둔 증권사는 현재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순위가 국내 5위권 밖으로 처져 있지만 이 거래를 성사시키면 단번에 1, 2등을 다투는 대형 증권사로 올라설 수 있다.

공자위는 증권, 보험, 저축은행 계열 매각과 함께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도 동시에 진행한다. 최고가를 써낸 금융사에 은행을 매각하되 지역 정서를 감안해 매각 후 일정 기간 이 두 지방은행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도록 인수자와 협의할 예정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지방은행 매각과 관련해 “최고가 입찰 원칙을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한 지역 특성을 감안하기로 최종 판단했다. 경남은행에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고, 광주은행에는 전북은행과 중국공상은행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자위는 내년 상반기에는 우리은행에 우리카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프라이빗에퀴티, 우리F&I, 우리FIS 등 기타 자회사를 합쳐 통째로 팔 예정이다. 공자위는 이 묶음을 교보생명 같은 금융전업사에 팔거나 연기금 등 몇몇 주주에게 같은 비율로 지분을 나눠 팔 방침이다. 실제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해외 투자자와 협의 중이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NH농협금융지주 같은 다른 금융지주사도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 들어 있다.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제한한 은행법 및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은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금융 당국은 내년 말까지 우리금융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과거처럼 우리금융 지분을 일괄매각하면 5조 원 이상이 들어 인수자를 찾기 힘들지만 자회사별로 분리하면 인수를 원할 회사가 많다”며 “시한인 내년 말까지 민영화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우리금융#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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