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공단 “획일적 잣대로 公기관 평가 억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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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성격-재무 개선노력 반영해달라”

정부의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부채가 많은 일부 기관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평가에서 부채 때문에 낮은 점수를 받았던 일부 기관은 평가 기준에 대한 불만족스러운 표정도 감추지 않았다.

공공기관 가운데 2011년도 평가 당시 부채가 많은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약 130조 원), 한국도로공사(약 24조6000억 원), 한국수자원공사(약 12조6000억 원), 한국철도시설공단(약 15조6000억 원) 등이었다. 이 기관들은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정부의 정책사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평가 그룹이 다르긴 하지만 이 중 당시 기관 평가와 재무예산 지표 평가 두 부문에서 모두 C등급을 받은 곳은 철도공단이 유일했다. 부채 규모도 크고 부채 비율(466%)도 공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LH조차 당시 두 부문에서 모두 B등급을 받았다. 도로공사, 수자원공사는 각각 기관 평가 A등급, 재무예산 평가 B등급이었다.

철도공단은 한국농어촌공사, 한국거래소, KOTRA, 산업안전보건공단 등이 포함된 동일 평가그룹 내에서도 최하위권이었다.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 없는 한국농어촌공사 등은 부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반면 경부·호남 고속철도 건설 등에 따른 금융부채만 15조 원이 넘는 철도공단이 이 기관들과 동일그룹으로 분류돼 같은 잣대로 평가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게 공단 측 시각이다. 철도공단 부채는 정부가 고속철도 건설 사업비의 50∼60%를 국고가 아닌 공단 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철도공단은 부채 성격과 기관의 자구 노력 성과 등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 평가 체계를 개선해 달라고 지난해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실제로 공단은 지난해 자구 노력을 통해 1조 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하고, 금융부채를 8000억 원가량 줄였다. 공단의 한 관계자는 “효율적 경영과 재무 개선 노력을 반영하지 않고 부채 규모로만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공공기관의 경영 개선 의지를 저하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철도공단#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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