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강덕수 ㈜STX 담보주식 처분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姜회장 지배력 위기… 그룹 해체수순 밟나 “지주체제 흔들지 마라”

우리은행은 2일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담보로 맡겨놓은 ㈜STX 주식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STX는 그룹 지배의 구심점인 지주회사여서 이번 조치로 그룹 해체 및 강 회장의 지배력 상실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 측은 우리은행에 ㈜STX 주식 653만 주(지분 10.8%)를 담보로 맡기고 ㈜STX의 모회사 격인 포스텍의 자금을 빌렸다. ㈜STX는 STX팬오션, STX중공업, STX엔진, STX조선해양 등 STX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다. 우리은행이 ㈜STX 주식을 처분하면 ‘강덕수→포스텍→㈜STX→계열사’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끊어져 강 회장은 STX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잃게 된다.

우리은행이 ㈜STX 지분을 처분하려는 것은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의 주가가 내려가면서 담보 가치가 급격히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초 8000원 안팎이던 주가는 최근 2000원대로 떨어졌다. ㈜STX 주식 250만 주를 담보로 잡은 한국증권금융도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시스템에 맞춰 최근 지분을 급격히 줄였다.

우리은행과 한국증권금융이 담보로 잡은 ㈜STX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면 올해 초 39.6%이던 강 회장의 ㈜STX 지분은 7.4%로 쪼그라든다.

금융권에서는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감자(減資) 후 출자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심점을 잃고 쪼개진 조선해양·중공업·엔진은 자율협약 또는 법정관리, 팬오션은 산업은행이나 사모펀드의 인수, 에너지는 제3자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강 회장은 이날 언론에 보도자료를 내고 지주회사 체제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강 회장은 “STX의 현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는 향후 신속한 경영정상화는 물론 효율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STX그룹이 회생하지 못하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다”며 “경영권을 포함한 기득권은 모두 내려놓은 채 백의종군의 자세로 조기 경영정상화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신수정·김창덕 기자 crystal@donga.com
#우리은행#강덕수#STX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