商議 “기업 규제가 지역경제 죽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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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전국 상의 회장들이 22일 광주상의에서 회장단 회의를 한 뒤 공동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전국 상의 회장들이 22일 광주상의에서 회장단 회의를 한 뒤 공동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외환위기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제조업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말도 못 해요. 거리 곳곳에 조선업을 살려 달라는 플래카드가 걸리고 자영업자들은 ‘장사 못 해 먹겠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상의 사무실을 찾아와 하소연합니다.”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광주를 찾은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은 “지역 상공인들은 폭발 직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경남 창원지역은 주력 업종인 조선, 해운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 3차 협력업체까지 연쇄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상의가 최근 전국 상의 회장 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6%가 국내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 70%는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43%)이거나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27%)’이라고 진단했다.

백남홍 하남·광주상의 회장은 “기업들이 돈을 안 풀고 사람들은 지출을 확 줄여 지역의 음식점, 주점, 옷가게, 식료품점들은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심상경 진천상의 회장은 “큰 기업들이 지역 농공단지 입주를 꺼리고 어떻게든 수도권에만 들어가려고 하니 단지에는 공터가 늘어간다”고 걱정했다.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입법은 지역 기업인들에게도 불안 요인이었다. 박흥석 광주상의 회장은 “대기업이 경영에 압박을 받아 해외로 눈을 돌리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중소기업과 서민들”이라며 “큰 기업이 튼튼하게 지역을 지켜야 중소기업에 일감이 생기고 지역 상인과 서민들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전국 71개 상의 회장들은 이날 회의를 열고 △과도한 노동·환경규제 입법 자제 △규제개혁 추진 △엔화 약세 대응 △기업하기 좋은 조세 환경 조성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촉구하는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광주=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기업규제#지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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