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양적완화로 인플레이션 우려… 위험 적은 金-주식에 주목할 필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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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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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다드차타드그룹 투자전략가 로버트 애스핀

최근 방한한 로버트 애스핀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투자전략가는 “내년 세계경제가 급격히 나빠지거나 좋아지지 않는 상태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최근 방한한 로버트 애스핀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투자전략가는 “내년 세계경제가 급격히 나빠지거나 좋아지지 않는 상태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미국이 막대한 국가 빚을 해결하려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금(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투자전략가 로버트 애스핀은 최근 방한해 서울 종로구 종로1가 SC은행 광화문프라이빗뱅크센터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세계 경기가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내년에도 경기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JP모건자산운용의 수석 애널리스트와 도이치증권의 신흥시장 통신리서치 책임자 등을 지냈고, 지난해 SC그룹에 합류했다.

애스핀 씨는 “세계 경기가 2009년을 저점으로 아주 느린 속도로 반등하고 있다”며 “시장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빅스(VIX)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80까지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15 이하로 내려왔다”고 소개했다. 수치가 클수록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에 대해 불안하게 느낀다는 뜻이다.

이어 “2013년에도 ‘머들링 스루(Muddling Through·진흙땅 속을 지나간다는 뜻으로 경기가 획기적으로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는다는 의미)’의 가능성이 약 70%”라며 “미국은 경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중국 경제는 느리게 연착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내년에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칠 것이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공공, 기업, 개인의 총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배에 달해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유도해 실질 부채의 규모를 줄이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인플레이션 해결보다는 실업문제 해결로 정책 기조를 바꾸고 있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이런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금과 주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선진국들이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는데 금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투자위험을 헤지(위험회피)하기 위한 좋은 투자처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선진국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금 비중은 평균 10% 정도인데 반해 중국과 인도는 2%에 그치고 있어 금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 “중동과 시리아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점도 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기업의 배당증가율이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 속도를 웃돌고 있어 미국 주식시장은 저(低)평가 상태다. 그는 따라서 “주식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수단인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스탠다드차타드그룹#로버트 애스핀#금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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