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업 파산 속출… 대형공장 경매 봇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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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0억이상 1203건으로 최대… 평균 낙찰가율 66%로 떨어져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파산하는 조선, 철강기업들이 속출하고 대형공장들이 경매시장으로 대거 넘어가고 있다.

6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감정가 30억 원 이상의 대형공장 경매물건은 모두 120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부터 매년 200건씩 늘어난 30억 원 이상 공장 경매물건은 2010년 1030건에서 지난해 1005건으로 다소 주춤했다가 올해 다시 크게 늘었다.

또 경매에 나와도 제값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지난해까지 줄곧 70%를 넘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올 들어 66.3%로 떨어졌다. 30억 원 미만 공장의 낙찰가율 71.7%보다 5%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특히 올 들어 공장 경매시장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소규모 영세 공장뿐 아니라 조선, 철강 분야의 대형공장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경매되는 전남 영광군 홍농읍 TKS조선소의 감정가는 684억6571만 원으로 공장용지 2만8173m²와 건물 165m²뿐만 아니라 수십억 원 상당의 선박기계가 포함돼 있다. TKS조선소는 올해 경매시장에 나온 가장 비싼 공장으로 150억 원의 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물건이 됐다.

조선 호황기인 2000년대 수주잔량 기준 세계 100대 조선소에 포함됐던 삼호조선 거제 공장도 9월 감정가(154억2471억 원)의 105.8%인 163억2100만 원에 낙찰됐다. 반면에 경북 경주 천북산업단지 안에 있는 동호철강공업 공장은 10월 감정가(59억8650만 원)의 36.2%에 불과한 21억7000만 원에 낙찰됐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침체 영향으로 경매로 많이 나오는 철강과 조선공장은 다른 업종에 비해 용지가 넓고 기계가 많아 감정가가 높다”며 “공장은 금융회사 대출액이 많고 업체 간 채무관계가 얽혀 있어 헐값에 낙찰되면 관련 업체의 줄도산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경매#대형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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