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보고… 매장 직원교육… 기관-기업 화상회의 일상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6일 03시 00분


■ 신기술이 효율성 높여

한 공간에 모여 일하는 것처럼 멀리 떨어져서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화상회의가 보편화하고 있다. 사진은 KT 직원들이 서울 광화문 사옥과 서초 사옥, 경기 고양시 일산의 스마트워킹센터를 연결해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 KT 제공
한 공간에 모여 일하는 것처럼 멀리 떨어져서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화상회의가 보편화하고 있다. 사진은 KT 직원들이 서울 광화문 사옥과 서초 사옥, 경기 고양시 일산의 스마트워킹센터를 연결해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 KT 제공
경주와 지리산, 설악산 등 전국 30개 국립공원관리공단 사무소장들은 서울 본사의 방침을 듣고 각 지사의 건의사항도 전달하려면 정기회의가 열리기를 기다려 서울로 와야만 했다. 지난해부터 공단 사무소 정기회의는 연간 36차례로 늘었다. 그래도 힘은 훨씬 적게 들었다. 화상회의를 활용하면서 굳이 서울에 올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화상회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기업과 기관이 늘고 있다. 특히 한때 시범적으로 도입했던 수준을 넘어 최근에는 거의 모든 직원이 일상적으로 화상회의 시스템을 쓰는 ‘실무형 문화’가 보편화하고 있다.

○ 화상회의의 일상화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시작되면서 최근에는 공공기관들도 화상회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회의가 있을 때마다 세종시에서 서울까지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서울과 세종시에 ‘스마트워크’ 센터를 만들고, 국무회의실에도 화상회의 스크린을 설치한 것이다. 스마트워크란 인터넷을 이용해 물리적인 장소에 관계없이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뜻한다. 이런 인프라가 보편화하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기상청은 올해 8월 전국을 강타했던 태풍 볼라벤의 진로와 대비상황 등을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보고받았다. 특히 피해가 컸던 제주서부경찰서는 자체적으로 각 지구대와 태풍 피해상황 점검 및 복구를 당부하는 화상회의를 열면서 지역 상황을 챙기기도 했다.

기업에서는 화상회의가 비용 절감을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된다. 전자랜드는 전국 100여 개 매장에 화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 뒤 매장에 신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직원들이 한데 모여 제품 교육을 받게 했다. 제품 교육담당자가 매장을 돌면서 직접 얼굴을 보고 교육할 때와 비슷한 효과를 훨씬 적은 비용으로 누리게 된 것이다.

○ 신기술이 효율 높여

이렇게 화상회의가 널리 쓰이게 된 것은 화상회의 시스템 수준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화상회의라는 말만 보면 모니터 화면으로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게 전부 같지만 최근의 화상회의는 실제 만나서 회의할 때와 똑같은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실제 회의에서 문서를 돌려가며 보고 밑줄도 긋는 것처럼 최근 화상회의 시스템은 PDF 등 표준화된 전자문서를 모니터에 띄워놓고 함께 볼 수 있다.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밑줄을 긋거나 손글씨로 메모하면 해외에 있는 동료도 이를 동시에 확인하게 된다. 또 전자결재 시스템과 연결해 회의 도중 결재를 요청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사인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보급도 화상회의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을 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내부 직원뿐 아니라 건설사 등 주요 고객과도 화상회의 시스템을 함께 쓰고 있다. 판매한 중장비의 유지보수가 필요할 때 고객이 스마트폰 화상회의 앱을 실행해 문제가 된 부분을 보여주면 본사에서 고장 원인을 쉽게 파악하는 식이다. 또 고객이 잘못 작동시켜 문제가 생겼을 때도 직접 동영상으로 바른 사용법을 알려줄 수 있다.

다양한 화상회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KT G&E부문(기업부문)의 김홍진 부사장은 “화상회의의 성공은 다양한 환경에서 얼마나 자유롭게 소통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가 여부”라며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직원들이 마치 한자리에서 일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화상회의#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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