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00원도 위태위태… 수출기업들 초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올해 최저 1104.30원 기록… 車-조선업계 피해 심각할듯

최근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원화가치는 상승) 수출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많이 풀린 데다 한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달러가 대거 유입된 데 따른 구조적 영향 탓이어서 당분간 원화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당수 전문가는 연말까지 환율이 1100원 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은 ‘환 리스크’에 따른 예상피해를 점검하고 원가 절감에 나서고 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 가장 낮은 달러당 1104.30원으로 마감해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환율이 내려가면 수입 원자재 값이 떨어지는 이점이 있지만 수출 상품의 가격은 올라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이 낮아지게 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환율이 1100원 이상을 유지해야 수출기업이 안정적인 이윤을 남길 수 있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 달 동안 환율이 200원 이상 급락한 전례를 비춰볼 때 아직 위기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최근 환율 하락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 전체 수출의 24.1%를 차지하는 중국 경기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전에는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 환율이 오르고 반대로 호황이면 환율이 떨어졌는데 지금은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데 환율까지 떨어져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높고 외화결제 빈도가 잦은 자동차와 조선업의 환 리스크가 특히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자동차는 통상 환율이 10원 내리면 약 2000억 원의 매출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부품 생산의 현지화 비율을 높이는 동시에 달러 대신 유로화 등으로 결제통화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기업보다 환 위험에 더 노출돼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은 바짝 긴장한 상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익분기점이 중소기업은 달러당 1074원으로 대기업의 1069원보다 높아 손실을 입을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수출#환율하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