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세련된 ‘X대디’와 찰떡궁합, 인피니티 ‘M3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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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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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한 곡선미에 섬세한 내부…



인피니티가 일본차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6기통 디젤 엔진을 달고 8월 선보인 중형세단 ‘M30d’. 이 차를 타고 나서 떠오른 단어는 요즘 한창 회자되는 ‘X대디’였다. 19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X세대가 가정을 이뤄 X대디가 됐다는 것. 주말도 반납하고 회사에 헌신하던 과거 아버지상에서 벗어나 X대디는 가족을 삶의 우선순위로 여긴다.

자동차 광고를 볼 때마다 ‘왜 광고 속 아버지는 넉넉한 몸매에 양손에 짐을 한가득 들고 트렁크에 싣는 모습일까’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X대디가 그 역할을 맡는다면 평소 잘 관리한 몸매에 걸맞게 적당히 붙는 바지와 깔끔한 리넨 재킷을 입고 한 손에는 음악회 무대에 선 딸에게 건네줄 꽃다발을 들고 있지 않을까. 외유내강형 M30d는 이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원칙을 지키는 X대디들에게 어울리는 차였다.

인피니티는 M30d에 대해 ‘절대우위’라고 표현한다. 동급 어떤 모델과 비교해도 최고의 경쟁력과 상품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M30d는 인피니티의 자랑인 VQ 엔진이 아닌 디젤 엔진 기술력에선 앞서는 르노의 엔진을 사용했다. 그래서일까. 디젤 엔진이 들어간 M30d는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L당 연료소비효율이 11.7km에 이른다.

외관만 보면 곡선만으로도 이렇게 강인하고 힘있는 디자인을 만들 수 있나 싶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라인은 긴 후드와 짧게 떨어지는 트렁크 리드로 연결되며 전형적인 스포츠 쿠페 디자인을 지향했다. 이런 디자인 덕택에 M30d는 동급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계수 0.27을 자랑한다. 헤드라이트는 쌍꺼풀 없는 시크한 눈빛이다. 유려한 외관의 곡선 때문인지 18인치 타이어가 크지 않게 느껴진다.

보통 연비가 좋아지면 차의 반응속도는 느려진다고 한다. 하지만 M30d는 기존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M시리즈 이상의 기민함을 보여준다. 광고 속 무리지어 달리는 검은색 세단들을 제치며 질주하는 M30d의 모습이 ‘설정’만은 아니었다. 정지 상태에서 급가속에 나서자 곧바로 엔진 회전계가 솟구치면서 차가 앞으로 튕겨 나간다. 디젤 엔진 특유의 토크 때문인지 재빠르게 반응하며 차를 밀어내는 느낌이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9초. 다른 디젤차처럼 출발할 때 주춤하는 증상은 전혀 없었고 디젤 특유의 소음도 없었다. 주행모드는 스포츠, 에코, 스노, 오토 등 4가지를 지원한다.

실내 디자인도 외관과 마찬가지로 큰 곡선의 흐름을 유지한다. 큼지막한 클러스터의 경우 처음에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졌으나 운전 중 보기가 편했다. 깔끔한 화질의 후방카메라는 인피티니의 차를 경험할 때마다 감탄하는 부분이다. 오동통한 운전대는 손에 착착 감기는 맛이 있다.

천장에 달린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은 운전자 뿐 아니라 동승자도 배려하는 섬세함이 느껴지는 부분. 이 기능은 실내에서 귀에 거슬리는 불편한 소음을 상쇄시키는 음파를 내보내 조용한 실내와 경쾌한 운전음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가격은 6280만 원.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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