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국민銀 배당금 절반 깎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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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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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인수자금 조달 계획 “1조원은 과다” KB금융 제동

금융감독원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국민은행에서 1조 원 배당을 추진하는 KB금융지주에 제동을 걸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에 KB금융이 요구하는 배당액의 절반인 5000억 원만 배당하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반기(1∼6월) 국민은행 실적에 비해 1조 원은 과도하게 많은 액수”라며 “은행 건전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KB금융이 요구하는 배당액의 절반인 5000억 원만 배당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569억 원이다. KB금융의 요구대로 배당을 한다면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은 100%를 넘는다. 신한과 우리, 국민, 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배당 성향은 20%대 이하였다. 신한금융지주가 20.3%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지주는 11.8%, KB금융은 11.7%였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는 9.4%였다.

KB금융이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받으려는 이유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ING생명 인수금액은 2조7000억 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1조 원은 국민은행에서 중간배당으로, 나머지 금액은 회사채 발행 등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간배당 금액이 계획보다 줄어들면 그만큼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액수가 늘어난다.

또 금융당국이 국민은행의 배당규모를 축소하려는 것은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SC은행은 2000억 원을 중간배당하려고 했지만 금감원의 반대로 1000억 원만 배당했다.

KB금융이 받는 중간배당 금액이 줄어들더라도 인수자금 마련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자기자본금은 18조 원이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48% 수준이어서 회사채 발행규모를 더 늘리는 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중간배당 금액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은행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출범한 KB금융은 100% 자회사인 국민은행으로부터 2009년에 953억 원, 2011년에 6579억 원의 결산배당을 받았지만 중간배당을 받은 적은 없다. 4대 금융지주는 고배당에 대한 비판적인 사회 분위기 때문에 중간배당을 자제해 왔다. 다만 하나금융이 2010년 12월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나은행으로부터 약 1조9000억 원을 중간배당 받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중간배당 금액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확정한 다음에 인수금액을 본 뒤 은행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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