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세계가 인정한 ‘4大은행’… 서민을 보듬고, 밝은 내일의 꿈을 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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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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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최우량등급 부여 한국 4대 금융지주
서민속으로, 세계속으로

최근 4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권은 세계 최고수준의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서민금융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시장 진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10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신한미소금융재단 망우지부에서 고객들이 저소득층을 위한 소액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홍진환기자 jean@donga.com
최근 4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권은 세계 최고수준의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서민금융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시장 진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10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신한미소금융재단 망우지부에서 고객들이 저소득층을 위한 소액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홍진환기자 jean@donga.com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가 지구촌을 뒤덮은 2012년 한국 금융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튼튼한 토대를 마련한 해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한 곳인 무디스가 신한 국민 우리 하나은행의 국내 4대 시중은행에 세계적인 투자은행들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가 국내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세계적인 투자은행보다 높게 매긴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최우량 신용등급이라는 날개를 단 4대 금융지주는 안으로는 서민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밖으로는 세계 시장을 향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세계적인 투자은행 추월


올해 6월 한국 금융계에는 낭보가 날아왔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이 미국 골드만삭스, 독일 도이체방크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앞질렀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무디스는 세계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조정하면서 국내 4대 시중은행과 산업 수출입 기업 등 국책은행에 상위 4번째 신용등급인 A1을 유지했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UBS, 바클레이스 등은 한 계단 아래인 A2를 부여했다.

국내 주요 은행과 글로벌 투자은행 간의 신용등급 역전은 무디스가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불안감을 반영해 15개 투자은행의 신용등급을 내리면서 현실화됐다. 이 조치로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크레디아그리콜, BNP파리바, 바클레이스 등은 상위 3번째 등급인 Aa3에서 두 계단 아래인 A2로 떨어졌다.

최상위 등급인 Aa1에 있던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는 세 계단 아래인 A1로 내려와 국내 4대 시중은행과 같은 등급이 됐다. 150년 역사를 가진 크레디트스위스는 전 세계 부자들을 대상으로 비밀영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은행이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이 글로벌 투자은행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상도 높아져 해외에서 현지 법인을 개설하거나 해외 금융회사를 인수할 때도 작업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형 금융감독원 외환감독국장은 “국내 국책은행과 주요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글로벌 투자은행들보다 높아진 것은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이 컸다”면서도 “글로벌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대거 강등되는 속에서도 국내 주요 은행들이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 서민금융 지원 강화 나서



4대 금융지주는 신용등급의 상대적 상승효과로 얻게 되는 이익을 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금리 인하, 하우스푸어 구제대책 마련, 소액신용대출 확대, 수수료 폐지 등 다양한 서민금융 지원책을 마련해 하나하나 시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신용평가 및 담보변경수수료를 폐지했다. 서민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회책임경영 신상품 4종 세트’도 선보였다. 모두 1조2000억 원 규모로 서민을 위한 ‘새희망드림 대출’과 중소기업을 위한 수출중소기업 지원대출, 챌린저 신설법인 대출, 보증서 플러스 연계대출로 구성됐다. 신한은행은 여신금리체계와 관련해 가계 및 기업대출의 금리체계를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도 세웠다.

서민금융의 강자인 KB국민은행은 금융당국에서 당부한 서민금융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10%대 금리를 적용한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았고 이미 시행중인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 제도는 연체자의 이자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대표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또 가계대출 영업점장 가산금리 폐지 및 전액 신용보증부여신의 가산금리 부과를 금지하고 가계 및 기업의 대출금리 상한선을 3%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하우스푸어를 구제하기 위해 세일앤드리스백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세일앤드리스백 프로그램은 하우스푸어의 원리금 상환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집을 은행이 사들여서 다시 임대하는 방안이다.

하나은행은 새희망홀씨대출 최고금리를 2%포인트 인하하고 연이율 8∼14%로 최대 1000만 원까지 지원하는 소액 신용대출 신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세계로 나아가는 4대 금융지주

4대 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높아진 신용등급을 발판 삼아 세계 시장을 향해서도 본격적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해외 법인을 개설하거나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역량을 모으는 중이다.

신한금융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리딩뱅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의 토착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은 5일 일본의 9번째 지점인 나고야지점을 개설했다. 나고야지점 개설로 신한은행의 해외 영업네트워크는 61개로 늘어나 아시아시장 네트워크가 더욱 촘촘해졌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은 미국 시장 공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7월 20일 미국 교포은행인 BNB은행의 지주회사인 BNB파이낸셜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BNB은행은 뉴욕에 1개, 뉴저지주에 2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뉴욕에 기업 대출센터를 두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BNB파이낸셜 인수는 외환은행이 론스타로 인수된 뒤 잃은 미국 영업망을 복원함으로써 실지(失地) 회복에 나선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바짝 다가섰다. 국내 금융회사가 글로벌 보험회사 법인을 인수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KB금융이 ING생명을 인수하게 되면 취약했던 비은행 계열을 강화할 수 있는 지렛대를 얻는 셈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 중심이었던 KB금융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바뀌고 은행과의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넘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이 인도네시아 사우다라 은행의 지분 33%를 인수하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동남아 신흥시장을 앞장서 개척하는 의미가 있다고 금융권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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